[앵커멘트]
남) 앞서 보신 것처럼
프로배구까지 승부조작에 연루되면서
팬들도 많은 충격을 받았을 것 같은데요.
여)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스포츠부 기자와 함께 얘기나눠보겠습니다.
김동욱 기자 나와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남) 지금까지 스포츠부 김동욱 기자였습니다.
여) 김기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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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Q. 프로배구는 지난해 터진 프로축구와는 달리 승부조작이 어려운 종목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승부조작이 이루어진 것일까요?
A. 배구에 승부조작이 발생한 것은 다양한 형태의 사설 불법도박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합법적인 스포츠토토에서는 한 팀 전체가 조직적으로 모의하지 않는 한 승부조작이 쉽지 않습니다. 세트스코어는 물론 각 세트의 점수차를 맞혀야 하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사설 불법도박은 다릅니다. 특정 선수가 마음만 먹으면 승부 조작에 가담할 수 있습니다. 베팅 형태가 다양하기 때문인데요. 승패 예측뿐만 아니라 특정 선수의 서브 에이스 횟수나 공격 형태에 대한 베팅까지도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특정 선수의 속공이 몇 개인지, 후위 공격이 몇 개인지에 대해 돈을 걸 수 있습니다. 이번에 구속된 염모씨는 승패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리베로이기 때문에 승부 조작 유혹에 쉽게 넘어간 것으로 보입니다. 리시브를 받을 때 의도적으로 조금만 팔의 각도를 바꾸어도 실점을 내 줄 수 있습니다. 브로커와의 사전 모의만 된다면 충분히 조작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입니다. 현재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선수들도 세터와 레프트로 점수를 조작하기 쉬운 포지션입니다.
여) Q. 승부조작에 연루된 선수들이 모두 군인팀인 상무를 거쳐 갔다는 공통점이 있는데요.
A. 이번 승부조작의 가장 큰 특징은 군인팀인 상무에 소속된 선수 또는 상무를 거쳐간 선수들이 관련돼 있다는 점인데요. 이번 승부조작으로 구속된 염모 씨 등 세 명은 모두 상무에서 한솥밥을 먹은 뒤 켑코에서 다시 만난 경우입니다. 배구 관계자들은 이들이 상무 시절부터 승부조작과 인연을 맺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상무가 갖고 있는 특수성이 승부조작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데요. 상무 선수들은 특성상 적은 급여를 받습니다. 예전엔 입대 전 소속팀으로부터 적게는 수 십 만원, 많게는 수 백 만원을 생활비 명목으로 받는 경우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거의 사라졌습니다. 당연히 돈의 유혹에 흔들리기 쉽습니다. 전체적인 전력도 떨어져 패배에 대한 부담도 덜합니다. 이런점 때문에 브로커들이 매수하기도 쉽고 승부를 조작하기도 수월했다는 것이 배구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남) Q. 이번 사건으로 배구계는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현재 배구계의 반응은 어떠한가요?
A. 이번 프로배구 승부조작이 2년 전인 2010년 2월 열린 경기에서 일어난 것으로 드러나면서 수사 대상 경기도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이 때문에 오래전부터 브로커와 선수들이 결탁해 승부조작이 빈번하게 일어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프로배구는 현재 시즌이 진행 중인데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있어 승부조작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당혹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특히 현재 한국배구연맹의 관리 하에 있는 드림식스가 새로운 팀을 찾기 위해 애쓰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번 승부조작으로 행여나 팀 인수가 무산될까 걱정이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 Q.승부조작 사건이 구속된 선수들외에 얼마만큼 더 있을까요?
A. 검찰 조사가 더 진행되어야 연루된 선수와 경기를 알 수 있겠지만 상무와 켑코를 제외한 다른 팀들도 이번 사태에 대해 안심할 수는 없는 처지입니다. 배구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최근 상무를 제대하고 복귀한 선수들이 연루돼 있다는 소문도 돌고 있습니다. 현직 선수까지 포함해 10명 정도가 소환될 것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이번 승부조작 사건으로 배구계는 인기몰이에 찬물을 끼언고 팬들의 신뢰를 잃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번 기회에 승부조작을 뿌리채 뽑겠다는 의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