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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쇼 A타임]결혼용 꽃장식 수천만 원…허영 부추기는 호텔예식장
2012-02-20 00:00 사회,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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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이제 본격적인 결혼 시즌을 앞두고 있죠.
여)결혼식 하면
빠지지 않는 게 꽃장식인데
호텔 결혼식엔 꽃장식으로만
차 한 대 값이 든다고 합니다.
김관 기자와 김설혜 앵커 나와있습니다.
두분이 부부로 위장해 취재했다고요?
네, 실제 호텔에서 제시하는 예식비용을 자세히 알기 위해
예비 부부로 위장한 뒤 특급 호텔에서 상담을 받아봤습니다.
제가 들고 있는 게 호텔측이 제시한
예식 견적서입니다.
기본 1억원이 넘는 예식비 중에
밥값을 제외하면 제일 비싼 게 바로 꽃값입니다.
하루 단 한두 시간 꽃장식에만 수천만원 달라는데
과연 타당한 건지 취재했습니다.
지난 15일 저녁
서울 강남의 한 호텔 결혼식입니다.
예식비 1억2천만원 중
꽃장식에만 1천5백만원이 들어갔습니다.
저희가 상담받은 호텔들만 보더라도
1억원 넘는 총 예식비용 가운데
꽃값으로 기본 2천만원을 요구했습니다.
[S호텔 웨딩플래너]
"저희가 꽃 기본 가격이 2천만원부터 있는데
이렇게 유색을 넣으시게 되면 가격이 좀 올라가세요."
[H호텔 웨딩플래너]
"웨딩에는 꽃입니다.
1800만원에서 2100만원 잡으시면 될 거 같아요."
놀라시긴 이릅니다.
2천만원은 어디까지나 최소 금액입니다.
꽃장식만 1억원 가까이 들인 결혼식도 있다며 제안합니다.
[B호텔 웨딩플래너]
"이때는 꽃장식만 9천만원."
(꽃장식만 얼마요?)
"9천만원이요."
(꽃장식만 9천만원, 그게 가능한가요?)
"수국만 쓰셔갖고요. 작업만 3~4일 걸렸어요."
꽃이 결혼식을 화려하게 꾸며준다지만
이정도 가격이라면
부담 안 될 수 없겠는데요.
좀 줄이거나 안 할 수는 없는 겁니까?
네 사실 2,3천만원이면
차라리 하객들에게
기념품 하나씩이라도 마련해 드릴 수 있는 금액이죠.
그래서 저희도 꽃을 안 할 순 없는지,
동네 저렴한 꽃집을 통해 할 순 없는지
예식 상담을 받으며 매번 물어봤는데요.
돌아오는 건
되레 황당하다는 반응뿐이었습니다.
[I호텔 웨딩플래너]
(꽃을 아예 안 할 수는 없나요?)
"꽃은 필수예요,"
(제가 아는 꽃집한테 할 수 있나요?)
"그건 안 돼요. 호텔 꽃도 영업이거든요. 심한 말로 하면 장사인데."
수천만원 드는 꽃장식을
무조건 하라면서
싸게 할 수 있는 여지조차 주지 않습니다.
[I호텔 웨딩플래너]
"사실 와인도 싼 거 많잖아요. 그냥 그거 사들고 들어오면 되는건데.
그런 부분이라고 이해해주시면 될 거 같아요.
저희만 그런 게 아니고. 호텔 예식 하신다고 하시면 다 그래요."
대체 어떤 꽃장식인지 궁금한데
설명 좀 해주시죠.
네 지금 보시는 게
예식비 1억원에 꽃값만 2천만원짜리 예식장입니다.
꽃장식 안 하면 소나타 한 대 살 수 있는 값이죠.
이번엔 앞서 언급된
9천만원 짜리 꽃장식인데요,
그랜져 두 대를 사고도 남는 돈입니다.
이 꽃들이 그만한 값어치라도 있으면 괜찮을텐데,
업계 전문가의 말은 저희를 더 놀라게했습니다.
[꽃장식 업계 관계자]
(호텔에서 꽃장식 2천만원 든다고 하면은?)
"재료비는 5백만원? 5백만원도 안 들어가요."
(나머지 1천5백만원은?)
"거품인거죠."
호텔측이 매번 새롭게 디자인해 단장한다는 꽃들 중 일부가
재사용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웨딩이 없으면 냉장고에 넣었다가, 이거 못 쓰잖아요.
이런 거 빼고 떼어내고 사이사이에 멀쩡한 꽃 가져다가 재탕하는 거예요."
실태가 이렇다면 정부나 시민단체가 나서서
조사해볼 필요도 있어 보이는군요.
그런데 결혼식 비용 비싼 게
이제 부유층만의 일만이 아니라는데
실태가 어떻습니까.
두 앵커분은 혹시
'스드메'라는 단어 들어보셨나요?
일종의 결혼준비 필수 아이템을 말하는데
여기에도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어갑니다.
스튜디오 촬영, 웨딩 드레스 대여, 메이크업.
결혼 준비 과정에서 반드시 해야 하는 세가지인데,
요즘엔 이를 묶어 '스드메'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거품이 상당합니다.
처음 계약할 땐 보통 350만 원 정도인데
예상치 못한 비용이 붙습니다.
리허설과 결혼식 때 신부를 도와주는 도우미 비용, 가발 사용료,
커트 비용, 키높이 구두 비용까지 따로 내야 합니다.
또 웨딩 사진을 촬영한 뒤
원본 CD를 가져가면 20만 원 정도의 비용이 추가 됩니다.
심지어 드레스를 고르기 위해 옷을 입어볼 때마다
'피팅비' 명목으로 3만 원씩을 지불해야 합니다.
스튜디오 촬영, 웨딩드레스 대여, 메이크업.
이 스드메 가격만 해도 수백만원이란 얘기군요.
네 남들 하는 것만큼만 한다고 해도
이것저것 옵션이 붙으면서 금방 5백만원 이상 든다는 건데요.
웨딩플래너는 이런 게
업계 관행이라고 말합니다.
[웨딩 플래너]
"(추가요금이) 별도로 있습니다. 어디서 하든지 별도로 붙는 비용입니다."
이렇다보니 예비 부부들은 불만이 많습니다.
[박나은 / 서울시 현석동]
"추가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서 큰일이었습니다."
예식장에서도 거품이 더 붙습니다.
일반 예식장 꽃값도 500만, 600만 원 수준입니다.
여기다 얼음 장식, 폐백 등을 포함하면 결혼식 당일에만
밥 값을 빼고도 2천만 원 가량이 사용됩니다.
알 수 없어 당하고
알면서도 쓰는 결혼식 비용.
업체들의 상술과 예비 부부들의 허영이
거품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네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