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지금 이 시각 나라 밖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일본 열도가 또 다시 지진 공포에 떨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주 수요일엔 동북 해안과 도쿄 인근에 규모 6 이상의 강진이 잇따라 발생했고
쓰나미 경보까지 발동돼 가슴이 철렁했다는데요.
오늘은 일본의 지진 공포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보겠습니다.
도쿄의 배극인 특파원 연결합니다.
배극인 특파원!
(네 배극인입니다)
1. 실제로 지진이 자주 발생하고 있나요?
네. 지난해 3.11 동일본 대지진 이후 점점 잦아들었던 지진이 요즘 부쩍 늘어나고 있는 느낌입니다.
이에 따라 시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는데요.
정부와 지진관련 연구단체의 잇따른 지진경고까지 맞물려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2. 어떤 경고가 나오고 있나요.
네 우선 작년 말 일본 내각부가 도쿄 부근 약 11만 평방km 범위에서 리히터 규모 9.0의 대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요.
이 정도면 수도권이 거의 초토화 수준이라는 게 시민들의 반응입니다.
도쿄대 지질연구소도 새해 초 일본 수도권에 규모 7.0 이상의 직하형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40%라는 연구결과를 내놓아 불난 데 기름을 끼얹었습니다.
일본 정부는 이정도 지진이 발생하면 사망자가 1만1000명에 이르고 피해액이 112조,
우리 돈으로 약 16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3월 들어서는 일본 문부과학성도 도쿄 도심에 지금까지의 예상보다 훨씬 강한
규모 7의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고 기존 예측치를 수정했습니다.
3. 그래도 일본은 지진 대책이 잘 돼 있지 않나요?
지난해에도 지진으로 인한 피해보다는 쓰나미로 인한 피해가 컸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렇습니다. 다만 문제는 직하형 지진입니다.
지금까지의 지진은 대부분 진앙이 멀리 떨어진 곳이어서 파동이 옆으로 전달돼 왔습니다.
하지만 지금 나오는 경고는 진앙이 도쿄 바로 밑일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파동이 수직으로 전달되는 직하형 지진이 발생하게 됩니다.
일본의 주택이나 건물이 좌우로 흔들리는 지진에는 잘 버티는 구조로 지어져 있는데,
아래위로 흔들리는 직하형 지진에는 대부분 속수무책이라고 합니다.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건물도 직하형 지진에는 어느 정도 버틸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하네요.
4. 그렇군요. 시민들의 일상에 달라진 점이 있나요.
시민들이 겉으로는 잘 말하지 않지만 실제로 느끼는 불안감은 대단한 편입니다.
특히 일본 방송과 신문, 잡지들이 앞 다퉈 지진 발생시 대피 방법 등 특집 프로그램과 기사를 쏟아내고 있어 불안감을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지진으로 갇히거나 고립됐을 때 상당기간 먹을 수 있는 물과 통조림, 말린 음식을 쌓아둔 집이 적지 않습니다.
내일이라도 지진이 오면 다 부서진다고 생각해서인지 주택이나 가구, 그릇도 사려는 손길이 뚝 끊어졌습니다.
대신 요즘 마트에서 가장 잘 팔리는 건 방재용품이라고 하네요.
일본의 인기 소설가 하야시 마리코 씨는 “롯폰기 역에 절대로 안간다.
약속이 있어도 택시로 가거나 다른 역에 내려 걸어간다”는 글을 주간지에 기고하기도 했는데요.
도쿄 지하철 역 중 가장 깊은 곳에 있어 지진으로 갇히면 대책이 없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지진으로 인한 지하철 공포증도 확산돼 지하철을 타도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뒤쪽에만 타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제가 사는 곳의 한 이웃 할아버지는 “평생 지진을 겪어 익숙해졌는데도 요즘은 무섭기만 하다”고 털어놓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