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프랑스 대선에서 17년 만에 좌파 정권이 탄생했는데요, 세계 특히 유럽은 사회당 올랑드의 당선이 가져올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국제부 한우신 기자와 얘기나눠보겠습니다. 한 기자, 올랑드의 당선이 프랑스와 유럽에 미칠 영향이 클 것 같은데요.
A) 네, 올랑드의 당선은 분명 유럽에 적잖은 변화를 가져올 것 같습니다. 우선 관심은 유럽연합 신재정협약의 재협상 부분입니다. 신재정협약은 유럽 국가 정부들의 재정 적자와 부채의 기준을 두고 서로 감시하겠다는 건데요, 올랑드는 이 협약을 재협상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신재정협약 같은 긴축 정책이 최선의 방법이 아니라는 거죠.
Q) 올랑드가 실제로 이 공약을 실천할 수 있을까요?
A) 일단 올랑드가 선거 운동 기간 내내 강조했고 사르코지를 비판했던 주된 이슈였기 때문에 재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간단한 문제는 아닙니다. 프랑스는 독일과 함께 신재정협약을 주도했습니다. 다른 국가들의 참여를 압박하기도 했고요. 그랬던 프랑스가 정작 우리는 못하겠다고 나서면, 다른 나라들도 지켜야 할 명분이 약해지는 거죠. 다같이 약속을 안 지키는데 유럽 경제에 긍정적 결과를 가져오기는 어렵겠죠.
Q) 앞서 한 기자가 말한 대로 올랑드는 위기 극복을 위해 긴축이 최선이 아니라고 말했는데, 성장을 통해 경제 위기를 극복하겠다. 이게 얼마나 실현 가능한 얘기인가요?
A) 이 부분은 좀 냉정하게 봐야할 것 같습니다. 올랑드는 분명 긴축 보다는 성장으로 가야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실천 방법은 명확하게 나오지 않았습니다. 올랑드의 주요 공약 중 하나가 부유층으로부터 세금을 더 걷겠다는 건데요, 늘어난 세금으로 경제를 활성화 시키는데 투자하겠다. 그렇게만 된다면 좋겠지만 증세에 대한 반발 같은 부작용도 많은 방법이니까요.
Q) 올랑드의 성장 우선 정책이 실현되기 힘들 거라고 보시는 건가요?
A) 감히 예측하기는 힘듭니다. 유권자들은 안 그래도 먹고 살기 힘든데, 자꾸 정부가 허리띠를 졸라매라고 하니까 반발심이 들었고 그게 선거 결과로 나타난 겁니다. 하지만 사르코지 정부가 긴축 정책을 펼 수밖에 없던 이유는 금융권과 기업들의 무분별한 투자, 결국 지나친 성장 정책 때문이었습니다. 야당 후보가 아니라 이제는 대통령으로서 올랑드도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Q) 올랑드의 동거녀, 결혼하지 않은 영부인을 두고도 논란이 있다죠?
A) 대통령만큼 관심을 끄는 것이 영부인인데요, 올랑드는 현재 법적으로 혼인 상태가 아닙니다. 저와 같은 기자로 일하고 있는 동거녀와 연인 관계입니다. 동거 문화는 프랑스에서는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그게 대통령의 동거녀라면 좀 상황이 달라지겠죠. 한 나라를 대표하는 대통령과 퍼스트 레이디로서로서 위상이 부부가 아니라면 다른 나라 정상을 대할 때도 문제가 있을 수 있고요.
또 일반적으로 영부인은 특별한 직업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올랑드의 동거녀는 계속 일을 하겠다고 했거든요. 일하는 영부인을 과연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합니다.
Q) 이번 올랑드 정부에 한국계 입양아 출신이 장관으로 발탁될 가능성도 높다고 하는데, 어떤가요?
A) 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실현될 것 같습니다. 우선 올랑드 대선 캠프에서 일했던 한국계 입양아 출신 여성 플뢰르 펠르랭, 한국이름으로는 김종숙 씨가 디지털 경제 담당 국무장관에 오를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올해 서른여덟살인 김 씨는 태어난 지 여섯 달 만에 프랑스로 가서 엘리트 교육 과정을 거쳤고, 지난 2002년과 2007년에도 사회당 대선 캠프에서 활약했습니다.
또 한 명은 지난해 이미 한 번 화제가 된 인물이죠. 녹색당 원내 대표인 장 뱅상 플라세, 한국이름은 권오복 상원의원입니다. 프랑스 정치권에서 일찌감치 주목 받은 인물인데요, 다음달 총선에서 녹색당이 선전한다면 경제부처 장관으로 발탁될 거란 전망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