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프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 초대를 거부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스테픈 커리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당선 축하 선물로 농구 유니폼을 전달했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어제 공식 SNS 계정을 통해 팀의 간판 스타 스테픈 커리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유니폼을 선물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커리는 홈 구장이 있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유니폼에 사인을 했고, 유니폼은 해리스 부통령이 있는 백악관으로 전달됐다. 커리는 유니폼에 "전설적인 부통령, 카멀라에게"라고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카멀라 해리스는 미국 헌정 역사상 최초의 여성 부통령이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흰색과 파란색의 홈 유니폼이 아닌 도시 이름 '오클랜드'가 정면에 적힌 유니폼을 전했다. 오클랜드는 해리스 부통령의 고향이다. 뒷면에는 해리스 부통령의 이름 대신 '여성 부통령(MADAME VP)'이란 문구를 새겼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1971년부터 2019년까지 오클랜드를 연고지로 사용했다. 지난해부터 샌프란시스코로 연고지를 옮겼지만, 오클랜드가 팀의 정신적 연고지라는 것을 오클랜드 팬들에게 여러차례 밝히기도 했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통산 NBA 파이널에서 6차례 우승했는데 4번(75년, 15년, 17년, 18년)을 오클랜드 오라클 아레나에서 달성했다. 사실상 오클랜드와 샌프란시스코를 동시에 연고지로 두고 있는 구단이기 때문에 오클랜드 출신의 부통령 탄생을 구단과 구단 최고의 스타가 환영한 것이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어제(21일) 오클랜드가 적힌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서기도 헀다.
스테픈 커리는 어제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해리슨 부통령에게 유니폼을 전달한 것에 대해 소감을 밝혔다. 커리는 "완벽히 바뀐 세상이 왔다"며 "오늘은 희망적인 날이다. 불확실하고 불안한 과거에서 벗어나 긍정의 시대가 왔다. 이제 대통령의 집무실이 제대로 돌아갈 거 같다"고 평가했다.
또 커리는 "지난 2017년과 2018년 우승했지만 백악관을 방문하지 않았다"고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미국 프로스포츠에는 우승팀이 백악관을 방문하는 관습이 있다. 하지만 커리는 지난 2019년 트럼프의 백악관을 방문하는 대신 오바마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커리는 이어 해리슨 부통령에 대해 "오늘은 좋은 날이다. 부통령은 오클랜드의 딸이고 유니폼을 집무실에 걸어두는 건 환상적인 일이다. 취임식 행사에 일부가 되는 건 나에게 행복한 일이다"고 밝히기도 했다.
워리어스의 '오클랜드' 버전 유니폼을 전달받은 해리슨 부통령은 "이 유니폼은 나에게 의미하는 바가 정말 크다"며 "자랑스럽게 미합중국의 부통령 사무실에 이 유니폼을 걸겠다. 오클랜드의 딸로서 워리어스 선수들은 나에게 최고의 자부심이다. 너무 고맙고, 곧 만나기를 기대하겠다. 워리어스 파이팅"이라고 답사를 전했다.
사공성근 기자 40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