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대표팀 귀국 기자회견에서 사회자가 주장 김연경 선수에게 대통령을 비롯한 포상금을 기부한 단체에게 감사 표명을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9일(어제) 공항에서 진행된 여자 배구 대표팀 기자회견 사회를 맡은 유애자 경기 감독관(한국배구연맹 경기운영위원)은 “이야기할게 많다. 배구 4강에 오르면서 포상금이 역대 최고로 준비돼 있다. 금액도 알고 있나요?”라며 직접 질문을 시작했습니다.
당황한 김연경이 “6억 원 아닌가요?”라고 답하자 유 감독관은 포상금을 지원한 한국배구연맹 조원태 총재, 신한금융그룹 조용병 회장, 대한배구협회 오한남 회장을 언급하면서 “6억 원과 함께 대한체육회에서 격려금이 나올 것이다. 격려금이 쏟아지고 있다. 여기에 대해서도 감사 말씀을 해달라”라고 본인이 직접 질문했습니다.
김연경은 “많은 포상금을 주셔서 저희가 기분이 좋은 것 같다. 많은 분들이 이렇게 도와주시고 지지해 주셔서 가능했던 일이었다. 배구협회, 한국배구연맹, 신한금융그룹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고 대답했습니다.
하지만 유 감독관은 취재진의 질문이 거의 끝난 시점에서 “문재인 대통령님이 여자대표팀 활약상을 하나하나 언급하셨다. 김연경 선수의 활약에 감명 받은 부분에 격려도 했다. 그 부분에 답변을 주셨나요?”라고 또다시 직접 질문했습니다.
이에 대해 김연경은 “제가요? 제가 감히 대통령님께”라고 잠시 주저하다 “그렇게 봐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이번에 많은 분들이 여자배구가 좋은 메시지를 줬다고 하시면서 좋은 얘기를 많이 해주셨다. 앞으로도 기대해달라”고 답했습니다.
그럼에도 유 감독관은 “지금 자리가 왔습니다. 거기(대통령님 격려)에 대한 답변으로 인사말씀 해 주세요”라고 구체적인 답변을 다시 요구했습니다. 김연경은 “방금 전에 했는데”면서도 “대통령님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저희 배구에 관심과 성원 부탁드리겠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유 감독관은 “그렇죠”라고 응수했습니다.
유 감독관은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딴 배구대표팀 멤버였으며 현재는 프로배구 감독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황승택 기자 hstn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