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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한국보다 중·러 먼저 통화”…日 총선 앞두고 ‘패싱’ 논란
2021-10-12 17:18 국제

 지난 4일 총리 취임 후 내각 장관들과 기념 사진을 촬영하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채널A 화면 캡처)

지난 4일 취임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 회담을 의도적으로 미루고 있다는 분석이 일본 언론을 통해 제기되고 있습니다. 오는 31일 열리는 중의원 선거를 앞두고 일본 내 보수층을 의식한 '한국 패싱'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취임 직후인 지난 5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차례로 통화한 데 이어 7일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8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등과 잇달아 전화 회담을 했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소위 '1차 전화 회담 국가'에 포함되지 못했고 취임 9일이 지난 오늘 오전까지 전화 회담이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취임 직후 각국 정상과의 전화회담 순서는 새 총리가 어느 나라를 중시하고 있는지 외교 우선 순위를 드러내는 지표로 주목을 받습니다.

이에 대해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총리관저와 외무성 관계자를 인용, "'1차 전화회담 그룹에 한국을 넣지 않는 것이 좋다'는 인식이 나타나고 있다"며 "징용문제 등 과거사로 나빠진 한일 관계를 고려해 12일 이후 일정으로 조율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지난해 9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전 총리 당시 한국은 미국, 호주, 독일 등에 이어 8번째로 전화 회담이 이뤄지면서 중국과 러시아보다 먼저 열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는 한국과의 관계 중요성이 중국, 러시아에 밀렸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또 31일 열리는 중의원 선거를 의식해 한국과 일본 정상의 통화가 미뤄지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됩니다. 한일 관계에 정통한 소식통은 "최근 기시다 총리 취임 후 한국이나 중국에 대해 '약한 태도를 취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우려가 보수파를 중심으로 나타나고도 있다"며 "이에 대한 이미지를 불식시키려는 의도"로 해석했습니다.

지난 11일 민영방송 TV도쿄에 출연한 기시다 총리는 "코로나19 사태 수습 후 대면 회담을 한다면 누구와 하겠나"라는 질문에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언급하며 "미일 동맹이 일본 외교의 기본 축"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또 중국 등을 의식해 '쿼드(미-일-호주-인도)' 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한국은 일체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8일 총리 취임 후 첫 국회 소신 표명 연설 자리에서도 한국은 외교 안보 분야의 가장 마지막에 언급하는 등 취임 초 '한국 패싱'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도쿄=김범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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