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엔 일본군이 해방 후엔 미군이 썼던 땅이 바로 서울 용산 공원 부지죠.
그만큼 역사적으로 요충지였지만 우리가 들어갈 수는 없었던 땅, 120년 만에 우리 국민들이 밟게 됐습니다.
청와대에 이어 시범 개방된 겁니다.
서주희 기자가 가봤습니다.
[리포트]
모자도 고쳐 쓰고 얼굴에 미소도 지어봅니다.
할머니와 함께 온 손자는 아빠가 든 휴대전화 카메라를 향해 브이자를 만듭니다.
[현장음]
"하나, 둘, 셋."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건물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는 겁니다.
어제 용산공원 개방 후 첫 주말을 맞아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박병남 / 서울 서초구]
"가까이에 대통령님이 계시니까 그냥 이웃 같이 사는 그냥 가족 이렇게 너무 가까운 친분으로 느껴지면서…"
[오윤지 / 서울 서초구]
"사실 큰 기대 안하고 왔는데 너무 잘해놓으셔서 너무 힐링이 되고."
대통령실이 보이는 남쪽 정원에는 시민들이 소망을 적은 바람개비가 돌아가고 울타리 너머 잔디밭에선 개 모양을 한 경비 로봇이 성큼성큼 다가 옵니다.
오늘 용산공원 입장을 사전 예약한 시민은 1일 최대 한도인 2500명.
경비 요원에게 예약 문자를 보여주고 보안 검색대를 통과해야 합니다.
[현장음]
"문자받으신 분 확인하고 들어가시겠습니다."
친구나 연인, 자녀를 동반한 가족 단위 입장객이 많았습니다.
용산에 사는 주민조차 그간 들어갈 수 없었던 금단의 땅을 둘러보는 설레임이 큽니다.
[최민석 / 서울 용산구]
“용산구민으로서 지나갈 때마다 담장 너머로 밖에 못 봤는데 이제 들어갈 수 있게 딱 됐다니까 설렜던 것 같아요.”
미군이 반환한 공원 일부구역에서 오염 물질이 나왔다는 소식에도 입장 예약은 오는 15일까지 이미 매진됐습니다.
[금영민 / 서울 동작구]
"막상 와보니까 시민분들도 많이 돌아다니고 잠깐 왔다 가는 거라서 괜찮은 거 같아요."
국토교통부는 오는 19일까지 용산공원을 임시 개방한 뒤 오는 9월 전면 개방 준비에 들어갑니다.
채널A 뉴스 서주희입니다.
영상취재 : 최혁철
영상편집 : 차태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