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김포 장릉 인근에 문화재청의 허가 없이 건설돼 논란이 일었던 이른바 '왕릉뷰 아파트'. 서울행정법원은 오늘(8일) 건설사들이 문화재청을 상대로 낸 행정 소송에서 "문화재청의 공사중지 명령 처분을 취소한다"며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사진=뉴스1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김포 장릉 인근에 문화재청 심의 없이 아파트를 지은 건설사들에 문화재청이 내린 공사중지 명령이 부당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이에 따라 해당 아파트 입주 절차는 순조롭게 진행될 전망입니다.

서울행정법원은 건설사 대광이엔씨와 제이에스글로벌이 문화재청을 상대로 낸 행정 소송에서 "문화재청의 공사중지 명령 처분을 취소한다"며 원고 승소로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아파트가 위치한 지역이 역사문화환경보존 구역에 포함된다거나, (사전 심의 등)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으며 현장검증 결과 아파트 신축으로 장릉의 조망이 훼손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아파트 골조가 완성된 상태에서 처분이 있었고, 침해는 막대한 반면 철거로 인한 이익은 사실상 거의 없다"며 "비례 원칙에 비춰봐도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 남용"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앞서 문화재청은 대광이엔씨·제이에스글로벌·대방건설이 조선 왕릉인 김포 장릉 반경 500m 안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에서 지난 2019년부터 높이 20m 이상의 아파트를 지으면서 사전 심의를 받지 않아 문화재보호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이들 건설사가 검단신도시에 지은 3400여 세대 규모 아파트 44동 중 19개 동의 공사를 중지하라고 명령했으나 법원이 건설사들의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공사는 큰 차질 없이 진행됐습니다.

공사가 대부분 마무리되면서 지난 5월 31일부터는 입주 절차가 시작됐습니다.

김포 장릉은 조선 선조의 5번째 아들이자 인조의 아버지인 원종과 부인 인헌왕후의 무덤입니다. 사적 202호로 지정돼 있으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조선 왕릉 40기 중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