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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카메라]“여기가 보행자 우선 도로?”…내비도 몰랐다
2022-09-05 19:42 사회

[앵커]
보행자에게 우선 통행권이 주어지는 '보행자 우선도로'가 시행된 지 두 달째입니다.

그런데 현장에 가보니 여전히 반칙 운전이 난무합니다.

현장카메라 정다은 기자입니다.

[기자]
부산 수영구의 시장 앞입니다.

거리에 이렇게 보행자 우선도로라고 표시돼 있는데요.

보행자 보호를 위해 지정한 도로입니다.

설치 취지대로 보행자 안전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현장에서 직접 확인해보겠습니다.

통행량이 많은 시장 앞.

인도와 차도가 구분되지 않아 보행자와 차량이 서로 뒤엉킨 채 다닙니다.

보행자들은 차량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비켜 갑니다.
 
이곳은 지난해 12월, 길을 걷던 60대 할머니와 생후 18개월 된 손녀가 차에 치여 숨진 곳이기도 합니다.

보행자 사고가 계속 발생하자, 이 도로는 지난 7월, 보행자 우선도로로 지정됐습니다.

이곳에서 운전자는 보행자를 위해 서행하거나 일시 정지해야 합니다.

하지만 상황이 바뀌진 않았습니다.

[인근 상인]
"여기는 속도를 낮춰서 가야 하는데 엄청 달리는 차가 있어요. 사고가 나니까 (다닐 때) 신경이 많이 쓰이지."
 
앞서 가는 사람에게 경적을 울리기도 하고, 빠르게 지나가기도 합니다.

보행자 우선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이 도로 제한속도는 시속 20km인데요. 

직접 측정해보겠습니다.

시속 50km를 훌쩍 넘는 차량도 보입니다.

노면 표시를 하고 바닥 색도 다르게 칠했지만, 보행자 우선도로 자체를 모르는 사람이 대다수였습니다.

[고봉옥 / 대구 달서구]
"설명 못 들었어. 그냥 도로에 다하는 거라고 생각했지. 도로도 (지정)해놨는데 차 달리는 속도는 똑같아 그전이나 지금이나."

내비게이션 앱에서도 어린이 보호구역과는 달리 별도의 안내가 없습니다.

보행자 우선도로를 처음 듣는다는 운전자도 상당수입니다.

[운전자]
"모르고 다녔는데요. 그냥 대충 보고 다녀서. 속도 위반 단속하는 것도 없죠, 여기는."

노면 표시만 있고 표지판이 없는 도로도 문제입니다.

[트럭 운전자]
"(차체가) 높은 차들은 시야가 바닥을 보는 거보단 전방을 보고, 백미러를 보고 운전을 하다 보니까. 지금까지 다니면서도 잘 몰랐던 거죠."

연간 보행자 교통사고 사망자는 줄고 있지만, 여전히 1천 명을 웃돌고 있습니다.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중 차지하는 비율도 35%를 넘습니다.

보행자 우선도로의 제한속도도 시속 20km에서 30km로 들쭉날쭉이고, 아예 적혀 있지 않는 곳도 있습니다.

[조준한 /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
"치사율이 제로로 될 수 있는 최대 속도가 시속 20km예요. 지금 시급하게 개선해야 할 것은 (보행자 우선도로) 제한 속도를 20km 이하로 낮추는 거고."

유명무실한 보행자 우선도로의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현장카메라 정다은입니다.

PD : 김남준 장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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