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국장 참석을 위해 일본을 방문한 한덕수 총리가 오늘 오전 모토아카사카 영빈관에서 20분 동안 기시다 일본 총리를 만났습니다.
지난 21일 미국 뉴욕 유엔 총회에서 한일 정상이 만난 지 1주일 만에 이뤄진 한일 최고위급 회담입니다. 이 자리에서 한 총리는 아베 전 총리에 대한 조의를 표명했고 기시다 총리는 국장에 참석한 한 총리에게 사의를 표했습니다.
면담을 마친 한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기시다 총리가 뉴욕에서 만남을 가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서 한국 대통령의 한일 관계 개선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한일 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고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외교 당국 간 소통을 가속화 하겠다"고 언급한 기시다 총리의 발언도 전했습니다.
한 총리는 또 "기시다 총리가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현안 문제 해결도 중요하지만 한일 간 해야 할 일들이 많다"며 "보편적 가치를 같이 하는 협력 파트너로 경제 분야 등 한일 간 협력 관계를 재편해나가자고 전했다"고 말했습니다.
새 정부 들어 4차례 한일 외교장관회담 있었고, 1주일 전 한일 양국 정상이 2년 9개월 만에 만나는 한일 관계 개선 급물살 속에 한 총리가 기시다 총리와 다시 만나며 양국 관계 개선에 대한 공감대를 재확인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오늘 한 총리와 기시다 총리의 만남에서 강제 노동 해법 등 민감한 현안 문제에 대한 논의는 구체적으로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한 총리는 "오늘 자리는 구체적 협상을 위해 만난 자리가 아니었다"며 "양 국 간 협의와 소통을 통해 해법을 마련해 가야하고, 현재 구체적인 안이 마련된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반도체 수출 규제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한 총리는 또 국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출과 후쿠시마산 식품 수입 규제에 관련한 질문에 대해 "과학에 기초를 둬서 결정해야 한다"면서 "과학적 지식에 기초해서 국민을 설득하는 게 정부의 책임"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와함께 2015년 발표된 위안부 합의가 파기 된 것에 대해서 "국제법으로 봐도 일반적으로 이해되기 어려운 일이 일어났고 대한민국 신뢰도에 손상 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습니다. 한 총리는 "국가가 지속가능할 수 있도록 제도나 법률을 처음 만들 때는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일본 총리 관저 측은 오늘 만남을 '예방'이란 표현으로 보도자료를 냈고 한국 총리실 측도 '면담'이란 단어를 사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