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월 공군 1호기 기내에서 기자 간담회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뉴스1

언론계 5개 단체는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 때 MBC 기자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허용하지 않기로 한 것에 대해 "헌법이 규정한 언론자유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라며 긴급 공동성명을 발표했습니다.

한국기자협회, 방송기자연합회, 한국영상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전국언론노동조합 5개 단체는 오늘(10일) 오전 성명을 통해 "대통령실이 권력 비판을 이유로 특정 언론사에 대해 취재 제한 및 전용기 탑승을 배제하는 것은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언론탄압이자 폭력"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반헌법적이고, 반역사적인 취재 제한 조치를 즉시 취소하고,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이들은 "대통령 전용기는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며, 취재비용은 각 언론사가 자비로 부담한다"며 "대통령 전용기 탑승이 개인 윤석열의 사유재산 이용에 시혜를 베푸는 것으로 착각하는 대통령실의 시대착오적 인식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윤석열 정부가 납득할 만한 조처를 하지 않는다면, 이번 사태를 언론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위협으로 규정하고 윤석열 정부와의 전면전도 불사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첫 동남아 순방을 위한 출발을 이틀 앞둔 어제(9일) MBC 기자들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통보했습니다.

대통령실은 이번 조치에 대해 "최근 MBC의 외교 관련 왜곡·편파 보도가 반복된 점을 고려해 취재 편의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이에 대해 MBC는 "탑승 거부는 언론 자유를 심각히 제약하는 행위"라며 "모든 방법을 동원해 현장에서 취재와 보도를 충실히 수행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