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MBC 취재진의 전용기 탑승을 허용하지 않기로 한 데 대해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가 "뻘짓"이라며 비판했습니다.
진 교수는 오늘(10일) 페이스북을 통해 "천하의 꼴통들은 대통령실에 다 모아놓은 듯. 아예 입에다 '자유'를 달고 사는 대통령 모시고 한다는 짓이. 어째 애들이 개념이 없냐"라며 대통령실을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앞서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의 첫 동남아 순방 출발을 이틀 앞둔 어제(9일) MBC의 대통령실 출입 기자들에게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통보했습니다.
대통령실은 "최근 MBC의 외교 관련 왜곡·편파 보도가 반복된 점을 고려해 취재 편의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고 이유를 설명했고, 윤 대통령도 오늘(10일)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 문답에서 "대통령이 국민들의 세금을 써가며 해외 순방을 하는 것은 중요한 국익이 걸려있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MBC에 대한 전용기 불허 방침을 고수했습니다.
대통령실의 이같은 조치는 MBC가 지난 9월 뉴욕 순방 당시 논란이 된 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을 보도한 데 대한 제재 성격으로 보입니다.
MBC는 별도 입장을 내고 "언론 취재를 명백히 제약하는 행위"라고 반발했습니다.
한국기자협회, 방송기자연합회, 한국영상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언론계 5개 단체 역시 "헌법이 규정한 언론자유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라며 긴급공동성명을 발표했습니다.
한편 여권 일각에서도 이번 조치가 국민들에게 잘못된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오늘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MBC의 오보가 국익을 손상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페널티를 주는 건 맞다"면서도 "대통령실에서 발표를 하기 전에 '전용기 탑승 자격 조건으로 외교·안보 등과 관련해 오보를 한 언론사는 후순위로 하겠다'는 원칙을 정한 뒤에 적용했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걸 갑자기 (순방 이틀 전에) 발표하면 국민들은 '보복하는 것 같네? 저래도 돼?'라고 생각하게 된다. 모양새가 좀 빠진다"고 덧붙였습니다.
윤 대통령은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와 주요 20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내일부터 15일까지 캄보디아 프놈펜과 인도네시아 발리를 차례로 방문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