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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앵과 뉴스터디]김경수의 죄 1탄, 킹크랩과 닭갈비
2022-12-24 15:00 사회

▶ 창원교도소에서 띄운 편지

안녕하세요.
동앵과 뉴스터디
동정민 앵커입니다.

창원 교도소에 수감 중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최근에 화제가 됐죠.

저는 처음 봤는데요,
이런 걸 썼거든요.
<가석방 불원서>

가석방을 원하지 않는다고요.

그 논리가 이렇습니다.

“나는 무죄라서
반성할 게 없으니
가석방 대상이 아니다“

대법원 판결까지
다 끝난 사건인데,
무죄라고 주장하니
다시 들여다봤습니다.

1심 판결문, 2심 판결문,
대법원 판결문까지 합쳐보니
400 페이지에 달합니다.

읽어보니 기가 막힌 일들이
많이 벌어졌더라고요.
재판부도 꼼꼼히 살펴봤고요.

저와 함께 공부해보시지
않겠습니까?

▶ 배경설명

워낙 대하드라마라,
배경설명부터
드리겠습니다.

시기는 2016년 6월부터
2018년 2월까지 벌어진 일이에요.

보시면 그 사이
2017년 5월에 대통령 선거가 있었고,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됐죠.
그리고 2018년 6월에 지방선거가 있었습니다.

선거가 있었다는 게 중요한 겁니다.

등장인물 보면요.

김경수 전 경남지사,
그리고 드루킹 김동원 씨,
두 사람이 주인공이고요.

김경수 의원 보좌관,
그리고 경공모 회원 여러 명이
조연으로 등장합니다.

용어도 좀 아셔야 해요.

드루킹은 닉네임, 필명이고요.
드루킹이 소속된 단체 ‘경공모’는
‘경제적 공진화 모임’의 약자인데요.

‘공진화(共進化)’는 원래 생물 용어인데,
상호 작용하는 두 집단이
서로 함께 진화하는 개념이에요.

이 단체의 목표가
재벌 해체입니다.

소액주주권 행사한 뒤에
적대적 M&A를 시도해
재벌을 해체하고
그 해체한 기업을
경공모가 소유해서
경제적 민주화를 달성하는 게
단체의 꿈이에요.

그런 목적을 달성하려면
법도 바꾸고 제도도 바꿔야 하니
힘이 있어야죠.
그래서 정권을 잡아야 한다며
정치 세력을 꿈꿉니다.

▶ 김경수‧드루킹은 어떻게 만났나

처음엔 고 노회찬 의원과 함께 하다가
문재인 대표를 지원하기로 해요.

경공모 회원 중에는
친노 성향이 많았거든요.

그래서 회원 중에
문재인 전 대표 측과
연락이 가능한 사람을
수소문 하죠.

그러다 경남 양산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한 회원이
송인배 양산 민주당 지역위원장과
안면이 있어서 접촉을 합니다.

송인배 위원장은
노무현 정부 비서관 출신으로
김경수 전 시장과 함께
청와대에서 근무해서 잘 알아요.

그래서 송인배 위원장을 통해서
김동원 씨와 김경수 전 지사의
첫 만남이 이뤄집니다.

2016년 6월 30일,
국회 의원회관 김경수 사무실에서 만나죠.
당시에는 김경수 민주당 현역 의원이었거든요.

재판 과정에서
밝혀진 바로는
두 사람은 총 11번을 만나는데요.

이날부터 2017년 3월 대선까지
집중해서 8번을 만나요.

여의도 국회와 근처에서 5번 만나고
경기도 파주 경공모 사무실에서
3번을 만납니다.

법원은 그 자체가
이례적이라고 표현합니다.

“국회의원이 소개 받은지 얼마 안 된
지지단체를 한 달에 한 번 꼴로 만나고,
서울 여의도에서 35km 거리로
1시간 넘게 걸리는 파주까지
3번이나 간 것도 상당히 이례적”이라고요.

그럼 왜 이례적으로 자주 만났을까.

재판부는 김경수 전 지사와 경공모가
‘킹크랩’을 공모했다고 봤습니다.




▶ 킹크랩의 정체는?

‘킹크랩’이라는 게
뭔지 부터 알아야죠.

속살 꽉 찬 맛있는 그 킹크랩 아니고요.
한 마디로 댓글 조작 시스템인데요.

내용을 조작하는 건 아니고,
순위를 조작하는 겁니다.

댓글을 읽다가 공감,
아니면 비공감을 누르는 게 있잖아요.
그 숫자를 조작하는 거예요.

공감 숫자가 많으면
이 댓글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 하는구나 생각하게 되잖아요.

이런 방식입니다.
킹크랩 서버에 수 천 개 아이디를
저장해 놓아요.
킹크랩에서 해당 기사와 댓글을
지정해서 휴대전화에 알려주면
휴대전화로 서버의 아이디가 들어가
자동적으로 로그인과 로그아웃 하면서
댓글 공감, 비공감을 수차례 클릭하는 거예요.
매크로라고도 하죠.

그러면 그 댓글의 순위가 올라가고
상단에 위치하겠죠.
마치 그게 여론인 것 처럼요.

네이버, 다음, 네이트 포털 세 곳의
뉴스 기사에 달린 댓글을 조작하는데요.

주로 네이버를 많이 공략합니다.

네이버만 아이디를 2325개를 모아요.
그 것으로 7만 5788개 기사에 붙은
댓글 118만 6602개에
8833만 3570회의
공감, 비공감 클릭을 누르게 합니다.

다음, 네이트도 같은 방식으로
댓글 순위를 조작하죠.

김경수 전 지사는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드루킹 김동원 씨를 만난 적도 있고
댓글 작업 하는 것도 알았으나,
수작업으로 하는 줄 알았지,
킹크랩을 이용해서 조작한다는 사실은
전혀 알지 못했고,
당연히 지시하거나 승인한 적 없다”

반면, 김동원 씨는
“김경수 전 지사의 승인을 받고
킹크랩을 개발했고 운용했고,
수시로 보고도 했다”고 진술합니다.

핵심은 ‘이게 사실이냐’겠죠.





▶ 킹크랩 시연 진실게임

김경수 전 지사는
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일명 ‘산채’로 불리는
사무실을 세 번 찾는데요.

그 중 두 번째
2014년 11월 9일 방문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릅니다.

왜냐?
드루킹 김동원 씨가 이 날
김경수 전 지사에게 킹크랩 개발 전
시연회를 했다고 진술한 거죠.

김경수 전 지사가
킹크랩 시연회를 봤다면
적어도 알았거나
공모까지 한 게 되는 겁니다.

김 전 지사가
킹크랩 시연회를 보는
사진이나 cctv, 녹취 등
확실한 물증은 없습니다.

대신 두 가지
증거가 제시되는데요.

하나는 로그 기록이에요.

로그라는 건
접속했다는 기록인거죠.
뭔가 작동을 했다는 거예요.

이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이 휴대폰입니다.
LG 옵티머스 뷰2
모델명 : LG-F200K,

이 휴대폰으로
11월 9일 오후 8시 7분 15초부터
8시 23분 53초까지 16분 간
네이버에 접속하는데,
뭘 하느냐,
pian***** 아이디로
네이버에 가서,
국정농단 관련 기사를 클릭합니다.

이 기사의 댓글을 공감순으로
정렬시킨 뒤
최상위 댓글 2개에
공감 버튼을 눌러요.
그리고 로그아웃 되고,
같은 휴대폰으로
stu****, patiz******** 아이디로
들어갔다 나왔다 하면서
같은 작업을 9번 반복해서
공감 순위를 높이는
로그 기록이 있습니다.

김경수 전 지사는
“시연한 걸 본 적이 없다.
로그 기록이 있었다면
자기들끼리 테스트한 거 아니냐“
반박하죠.

또 하나의 증거는
드루킹 김동원 씨가
김경수 전 지사에게 했다는
브리핑 자료에요.

처음엔 경공모 회원들
다 있는 자리에서
김경수 전 지사에게
브리핑하다가
독대를 했다는 거예요.

그 자리에서 보고한 듯한
문서가 발견됩니다.

< KingCrab <극비> 부문 >

내용은 이렇습니다.

‘킹크랩 10대를 운용하면
시간당 1만 개의 댓글과 추천이 가능하다,
네이버 댓글이 수도권의 여론을 좌우하므로
대책으로 킹크랩이 필요하다‘

김경수 전 지사는
“보고 받은 적 없다” 부인하면서
이 두 증거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동선이 다르다며 닭갈비를 꺼내듭니다.





▶ 동선과 닭갈비

김경수 전 지사가
주장하는 당일 동선과
특검이 수사로
밝혀낸 당일 동선입니다.

[ 김경수 전 지사 ]
6시50분 경공모 사무실 도착
7시~7시40분 김동원 및 경공모 회원들과 식사
7시50분경~9시 2층 강의장에서 김동원 브리핑 다함께 청취
9시~9시15분 강의장에서 김동원과 독대
9시 15분 경 경공모 사무실 출발

[ 특검 수사 내용 ]
7시 직전 경공모 사무실 도착
7시~8시 2층 강의장에서 김동원 다함께 브리핑
8시5분~8시30분 2층 강의장에서 킹크랩 브리핑 + 시연 참관
8시30분 경 2층 김동원 사무실로 장소 옮겨 독대
9시15분 경공모 사무실 출발

도착 시간과
떠난 시간 비슷하죠.

가장 차이점은 이겁니다.
오후 7시대.

김경수 전 지사는 회원들과
식사를 했다고 해요.
특검은 브리핑을
들었다고 하고요.
이게 중요합니다.

일단 김경수 전 지사가
닭갈비 주인을
증인으로 부릅니다.

왜냐, 당일 오후 5시50분 경
경공모 회원 명의의
체크카드로 닭갈비 15인분이
결제 된 영수증이 나왔어요.

사온 닭갈비를
사무실에서 같이
먹었다는 거예요.

만약에 오후 7시대에
함께 식사를 했다면
김경수 전 지사에게
뭐가 유리해지냐,
김 전 지사 로그 기록이 있는
이 8시 시간대에
드루킹과 독대 시연회를
했다는 정황을 깰 수 있는 거죠.

김경수 전 지사 쪽은
이렇게 말합니다.

“식사를 하고 8시 대에는
독대 시연이 아니라
다함께 브리핑을 듣고 있었다“

9시에 독대는 했지만
이 때는 시연한 로그기록이 없잖아요.
‘킹크랩’은 못 봤다는 거죠.

하지만 재판부는
식사를 하지 않았다고
판결 내립니다.

경공모 회원들 대부분은
오후 5시 50분에
닭갈비를 사와서 먼저 먹고
김경수 의원이 오기를
기다렸다고 진술하거든요.

김 전 지사 본인도
당시 식사 한 기억을
제대로 해내지 못합니다.

그리고 드루킹은
킹크랩 시연 정도가
아니었다고 이야기를 해요.

▶ 독대 자리에서 무슨 일이?

드루킹 김동원 씨는
이런 진술도 합니다.

독대 자리에서
김경수 전 지사에게
“모든 책임은 제가 지고
문제가 생기면
감옥에 가겠습니다.
다만 의원님 허락이나
동의가 없다면
할 수 없습니다.
고개를 끄덕여서라도
허락해주십시오“

했더니 김경수 전 지사가
고개를 끄덕였다는 거예요.

그러고는 김경수 전 지사가
강의장을 나오면서
”무슨 감옥에 가고 그래,
도의적 책임만 지면되지,
뭘 이런 걸 보여주고 그러냐,
그냥 알아서하지“

김동원 씨는
”그러면 안 보신 걸로
하겠습니다“했다는 거예요.

이 진술과 관련해서는
1심은 신빙성 있다고 봤지만,
2심은 이 발언이 있었는지
확인할 수 없다고 보류했습니다.

하지만 1심과 2심 모두
이 판결은 같습니다.

이 때 드루킹 김동원 씨는
김경수 전 지사로부터
킹크랩 개발 승인 내지 동의를 받고
킹크랩 개발에 착수했다고 봤죠.

실제로 김경수 전 지사가 다녀간 직후인
11월 25일 킹크랩 1차 버전이 완성되고
12월부터 1차 버전 운용을 시작합니다.

▶ ‘성사’ 되지 않은 그 일

그렇게 해서 2017년 3월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죠.

드루킹 김동원 씨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이렇게 진술합니다.

2017년 3월 경
김경수 전 지사가
“내년 지방선거까지는
도와줘야지”라고
말했다고요.

김동원 씨는
김경수 전 지사를
만날 때마다 만나 결과를
내부 회원들과
공유를 하는데요.

이들 사이에서는
김경수 전 지사를
바둑이 의원이라고 불러요.

2017년 3월 14일
‘바둑이의원 미팅보고(전파금지)’를
내부에서 공유해요.

“김 전 지사가 내년 6월 지방선거까지
도와달라고 먼저 요청했고,
제가 돕겠다고 하면서
내년 3월까지 우리 일이 성사가 되어야
조직이 제대로 움직일 수 있다고 못을 박았고,
그 점은 바둑이도 공감하고 있습니다”

우리 일이 성사가 되어야,
이게 뭘까요?

이게 성사가 안 되면서
둘은 극한 관계로 치닫습니다.



결국 두 사람 모두
구속이 되는 상황이
벌어지는 과정은
다음 시간에 이어가겠습니다.

복잡한데 궁금한 이슈,
댓글로 남겨주시면
대신 풀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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