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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앵과 뉴스터디]김경수의 죄 2탄, ‘비밀의 방’ 열렸다
2022-12-25 15:00 정치

▶ 핵심은 김경수-드루킹의 관계

안녕하세요.
동앵과 뉴스터디
동정민 앵커입니다.

제가 1심과 2심,
대법원까지
김경수 전 지사의 판결문을
1편에서 다 읽어봤다 했죠.

400페이지에 달하는 이유,
재판부가 하나하나
다 따져봤는데요.

왜냐? 김경수 전 지사가
드루킹과 공모해서
킹크랩을 개발했다는
명백한 사진, CCTV, 녹취 이런 건 없습니다.

주로 진술, 동선,
주고받은 메신저,
내부에서 발견된 문서 등
증거들이죠.

그래서 더 중요한 게
김경수 전 지사와 드루킹 김동원 씨,
둘의 관계입니다.

둘이 얼마나 밀접했는지를 통해서
당시 상황을 유추해볼 수 있으니까요.

드루킹 김동원 씨 휴대폰에는
김경수 전 지사의 전화번호가
두 개 저장돼 있었습니다.

010-53**-****(명함용)
010-67**-****(비선용)

명함용 전화번호로
텔레그램 대화방 1개,
비선용 전화번호로
텔레그램 비밀대화방 2개,
시그널 비밀대화방 1개,

둘 사이에는
이 4개의 방이
활발하게 돌아갔는데요.
둘은 이 방에서
무엇을 했나 볼까요?



▶ 김경수-드루킹 ‘비밀의 방’

김경수 전 지사가
처음 경공모 사무실을 찾은 게
2016년 9월인데요.
그 직후부터 드루킹 김동원 씨는
김경수 전 지사에게
각종 기사와 정보보고를 보냅니다.

대부분 본인이
댓글 조작 작업을 하는 기사들입니다.

그 양이 1년 6개월 동안
총 8만 건에 달해요.

숫자를 보면요.
2017년 5월에 대선이 있었죠.
2017년 1월에서 3월까지
매일 100여 개 기사에
댓글 작업을 하다가,

4월 초 300여 개로 늘었고,
대선 직전에는
500여 개로 늘죠.
김동원 씨는 이런 의견도 냅니다.

탄핵 국면에서는
“적폐세력이라는 프레임은
매우 효과적이어서
앞으로도
유용하게 사용하실 것을 권한다”

대선 경선 국면에서는
“이재명 쪽은 최근 댓글 전문 알바를
고용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화력이 상승했습니다”



이런 글들을 보냅니다.
비밀대화방을 통해서요.

김경수 전 지사는
기사 목록이나
정보보고 문서를
전달받은 건 인정하면서도
“별로 중요하지 않아
확인도 안 했고,
킹크랩 관련 내용 없었다”고 했죠.

그런데 본인이
드루킹 김동원 씨에게
먼저 보낸 적도 있습니다.

김경수 전 지사는
김동원 씨에게 11차례
뉴스기사를 보냅니다.

예를 들어
주부들에게
문재인 전 대통령이
호감이 적다는 기사를 보내요.

그런데 이게 중요한데요.
김동원 씨가 이렇게 답을 보냅니다.

“처리하였습니다^^”

1심 재판부는 이것을 바탕으로
김경수 전 지사가 댓글 작업을
부탁한 거라고 봤습니다.

실제로 김동원 씨는
김경수 전 지사가 보낸 기사는
경공모 내부 메신저 방에
‘AAA’로 표시해서
댓글 작업을 하도록 지시하거든요.

김경수 전 지사는
”정치인으로서 대선 후보를
홍보 하려고 보낸 것에 불과하다“고
했는데요.

하지만, 1심은 당시 보낸 기사가
문재인 후보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관한 기사라
홍보로 보기 어렵고,

그냥 홍보하려고 보낸 거라면
”처리하였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물어봐야 할 텐데
그런 게 없었다고 봤죠.

기사만 보낸 게 아니었는데요.

2017년 1월 5일 경
김경수 전 지사는
드루킹 김동원 씨에게
시그널 텔레그램
비밀방으로 연락을 합니다.

”다음주 10일
문재인 대표님이
발표 예정이신데,
재벌개혁 방안에 대해
러프하게라도
자료를 받아볼 수 있을까요.
가능하면 반영할 수 있는 부분은
포함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네요“

다음 날
김경수 전 지사와 김동원 씨는
여의도 국회 근처 식당에서 만났고,
드루킹 김동원 씨는
김경수 전 지사에게
이런 걸 포함시킬 것을 제안합니다.

”재벌 순환출자구조 해소와
지배구조 변화 요구,
소액주주 권한 활성화,
관련 법 개정과 시행령 통과“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표는
1월 10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재벌 개혁 관련 기조연설문을 발표하는데요.

1심 재판부는 드루킹 쪽
내용이 상당히 반영된 걸로 봅니다.

당시 연설문 내용을 보면
’4대 재벌개혁 집중,
소액 주주 배상 청구권 도입,
관련 상법 개정” 등이
포함됐거든요.

김경수 전 지사는
당일 SNS 비밀대화방으로
기조연설문 전문을 보내면서
“오늘 문 대표님 기조연설에 대한
반응은 어떤가요?”하며 묻기도 합니다.

김경수 전 지사도
의견을 받은 건 인정해요.
다만 “지지자들로부터
정책에 대한 의견 청취”
수준이라고 하죠.

경공모는 대선이 끝난 뒤에
김경수 팬카페 홈페이지를
개설하기도 합니다.
팬카페 이름이
’우경수‘, 우윳빛깔 김경수였다네요.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죠.



▶ 정산 요구, 그리고 배신

드루킹 김동원 씨는
흔히 말하는 정산을 요구하는데,
그건 ‘자리’였습니다.

경공모 회원들을
고위직으로 앉혀
자신들이 꿈꾸는 재벌 해체를
달성하겠다는 거였죠.

2017년 3월, 드루킹은
김경수 전 지사를 만나
경공모 회원 두 사람을
문재인 후보 선대위에
넣어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한 달 뒤,
그 중 한 명인 윤모 변호사는
문재인 후보의
법률인권특보로 임명됩니다.

그런데, 다른 한 명,
도모 변호사에 문제가 생깁니다.
사실 드루킹과 김경수 전 지사가
삐걱거리기 시작한 계기가
바로 이 사람 때문인데요.

1편에서 김경수 전 지사와
드루킹 김동원 씨와 첫 만남을 이어줬던
송인배 위원장 기억하시죠?
당시 송인배 위원장은
문재인 캠프 일정총괄팀장이었어요.

드루킹 김동원 씨는
송 위원장에게
캠프 법률지원팀에
추천해달라면서
도 변호사 이력서를 전달해요.

그런데 연락이 없어요.
열흘 정도 뒤,
김경수 전 지사에게
직접 부탁합니다.

김 전 지사가
그럼 자신이 직접 챙겨서
알려주겠다고 해요.
그런데 그걸 김 전 지사가
깜빡 잊은 걸로 보입니다.

2017년 5월
문 대통령이 당선되고
한 달 뒤, 드루킹은
의원회관에서 김경수 전 지사를 만나요.

도 변호사를 일본 대사로
추천해달라고 합니다.

그런데 김 전 지사가
“일본 대사는 문 대통령과
면식이 있는 사람이
하는 것이 맞다.
도 변호사가 선대위에
들어가지 못해 어렵다”는
취지로 말을 했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드루킹 입장에선
선대위에 넣어 달라 했는데
본인이 깜빡해놓고,
이제 와서 못 들어가
추천이 어렵다고 하니
화가 난 거죠.

화가 난 드루킹은
어떻게 했을까요?
킹크랩 가동을 중단하고
6월 11일 내부 텔레그램 방에
이런 글을 올립니다.

“인사 관련 기사는
악플이 상위로 가도록 조정할 것,
선플이 아니라 악플임.
킹크랩 존재 가치는
다음 주 내내 악플이
얼마나 달리는지에 달렸다”

그리고 5일 동안
실제로 흔히 말하는
역작업을 합니다.

법원 판결문을 보면요.
민주당 관련 기사에
악플이 상위에 오르도록,
348개 네이버 뉴스 기사에
1만1317개 댓글을 대상으로
공감 클릭 역작업을 합니다.

김 전 지사는
일본 대사 추천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다고 부인합니다.
대신 오사카 총영사 자리는
요청받았다고 말합니다.



▶ 드루킹은 왜 ‘일본 자리’가 필요했을까

2017년 6월 14일,
역작업이 진행되던 때
드루킹은
김경수 전 지사의 보좌관과
서울 마포 음식점에서 만나요.

그리고 다음날
“김경수 의원이 인사 자료 가지고
청와대에 들어가
외교부 특1급 자리 두 곳을
알아보고 있다고 합니다.
한 곳은 오사카 총영사라고
들었습니다”는
메시지를 듣습니다.

실제로 당시
청와대 인사수석실
김모 선임행정관은
검찰 조사에서
“2017년 여름경 김경수 전 지사가
청와대를 방문해
나에게 도 모씨 이력서를
전달하면서 특임공관장에
추천하였다”고 진술합니다.

그런데 이게 잘 안 됩니다.

오사카 총영사가
2017년 12월에
결정이 되는데요.

11월 드루킹을 만난 자리에서
김경수 전 지사가
“오사카 안 되면 다른 곳도 가능하냐”고
물은 뒤에 전화를 받질 않아요.

12월 14일 김동원 씨 USB에서
이런 문서가 수사 과정에서 발견됩니다.

“김 의원님, 미안해서
전화를 안 받으시는 거라면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계속 안 받으시면
회원들이 굉장히
속상해할 것입니다.
오사카 총영사 자리를
인사 청탁한 건
개성특별행정구역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해외자본 유치를 위해
일본 기업 측에
먹혀 들어가는 직위가 필요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정도는 들어주실 걸로 믿고
부탁한 것입니다.
저나 저희 회원들을
자리나 탐하는
양아치로 보지 마십시오”

김경수 전 지사는 이런 문서를
안 받았다고 진술했지만
1심은 받았을 것으로 봤습니다.

대신 일본 센다이 총영사
자리를 제안해요.
드루킹 측은 이를 거절하고
그 때부터
또 다시 댓글 역작업에 들어갑니다.
완전히 돌아선 거예요.

2017년 12월 29일부터
2018년 2월 8일까지
6916개의 네이버 뉴스 기사
댓글 20만5596개,
285만 회에 걸쳐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관련 기사에
부정적인 댓글이
순위에 올라가도록 작업하죠.
드루킹은 왜 일본 자리를 원했을까?
법원은 드루킹 측이
소액주주 운동을 할 자금을
일본에서 끌어오려고
오사카 총영사 원했다고 봅니다.

2018년 2월 9일 드루킹은
김경수 전 지사에게
SNS 시그널 메신저를 보냅니다.

“의원님 1년 4개월 동안
저희를 부려 먹고
어떻게 아무런 보상 없이
버리겠다고 하시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저도 뒷감당이 안 될 겁니다”

같은 날 김경수 전 지사 보좌관에게도
텔레그램 메신저를 보내죠.

“김 의원님이
저와 연결되었던
텔레그램 비밀대화를
삭제하셨더군요.
김 의원님과 제 관계는
꼬리를 자를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될 겁니다.
월요일에 답이 없으시면
기자들과 점심이나
먹어야겠습니다.
참고로 제가 의원님께
일일보고 해드렸던
기사 작업 내용은
모두 8만 건입니다“

결국 둘 모두
나락으로 떨어집니다.



▶ 나락 간 김경수‧드루킹…추미애 작품?

이 사건에서
꼭 등장하는 이름.
바로 추미애 전 장관입니다.

2017년 1월 17일
당시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작심 발언을 합니다.

”댓글조작단이 확대 재생산하는데
네이버 댓글은 난장판이 됐다“며
네이버를 향해 분명한 조치를 촉구해요.

다음 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네이버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합니다’는
제목의 글이 게시됩니다.

바로 이 기사인데요.

남북 "한반도기 앞세워 공동입장·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기억하시겠지만,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에
남북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을 구성하면서
우리 대표팀의 기회를 박탈했다며
불공정 논란이 불거졌었죠.

현 정부에 부정적인
댓글의 공감 추천수가
급격히 올라가는
동영상이 첨부됩니다.

네이버는 1월 19일
분당경찰서 사이버 범죄수사팀에
고소장을 제출합니다.

검찰 수사를 해보니
용의자들 중 경공모 회원 명의
ID가 다수 포함된 게 확인된 거죠.

3월 21일 김동원 씨를 포함한
드루킹 일당이 긴급체포 되고,
특검까지 가동돼 파헤치다보니
킹크랩 사건이 드러나고
김경수 전 지사는 구속되죠.

일각에서는
당시 추미애 대표가
수사 의뢰를 하는 바람에
김경수 전 지사가
구속됐다고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수사 의뢰는 네이버가 한 겁니다.

다만 민주당에 불리한 댓글이 달리다보니,
민주당이 수사를 부추긴 모양새가 된 거죠.

▶ 네 죄가 무엇이냐 물으신다면

김경수 전 지사가
징역 2년을 선고받고 구속된 건
형법 제314조 업무방해죄가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입니다.

법원은
네이버, 다음, 네이트의
업무를 방해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댓글 순위를 조작해서
이 포털 회사들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범행을 막기 위해
추가로 비용을 지출하게 했다는 거죠.

드루킹 김동원 씨는
댓글 조작 혐의로
징역 3년을 복역하고
올해 3월 만기 출소했어요.

공범들은 아직 1심 재판
진행 중인데요.

그 재판에서 최근
드루킹이 판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주범인 김 전 지사는
사면까지 언급되는데
종범들을 처벌하는 게
형평성에 맞는지 따져달라”

그리고 저희 기자를
만나 이렇게 말해요

“김경수 전 지사는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리고
반성을 한 후에
정치적 재기를 노리는 게
도리가 아닐까 생각한다”

1심 재판부와 2심 재판부도
“여론 왜곡 시도를 막아야 할 현역 의원이
조작에 가담한 중대한 범죄”라고
봤습니다.

김경수 전 지사는
무죄라고 주장하지만
법원은 명백하게
유죄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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