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정부가 오는 2024년 1월부터 군 의무 복무 기간을 현행 4개월에서 1년으로 연장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어제 국가안보 고위급회의를 열고 중국의 위협이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며 군 의무 복무 연장안을 의결했습니다. 차이 총통은 "중국의 확장이 지속적으로 국제 질서를 흔들고 지역 안보를 위협하며 양안 관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4개월 의무 복무로는 급변하는 정세에 전투 준비 태세에 필요한 충분한 병력과 양질의 훈련을 더 이상 제공할 수 없다"고 연장안 취지를 밝혔습니다.
병사 월급도 세 배 이상 올려 기존 6천 대만 달러(우리 돈 약 25만 원)에서 2만 6천 대만 달러(우리돈 약 104만 원)수준으로 인상되고 복무 기간엔 스팅어 대공미사일과 대전차미사일 등 강도 높은 훈련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대만 병력은 약 17만 명으로 중국의 10분의 1에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대만은 1994년 국민당 정부가 공산당에 패배해 본토에서 대만으로 넘어온 뒤 2~3년의 의무 복무를 유지했다가 지난 2008년 중국과의 긴장 관계가 완화되면서 복무 기간이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중국의 대만 침공 우려가 확대되고 지난 8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방문 이후 대만 해협에서 중국의 무력 시위가 이어지며 복무 기간 연장 여론이 높아졌습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군복무 연장이 대만인들의 강력한 반발을 사고 있다며 중국과 대만 전문가들은 미국의 압박으로 청년들을 군사 충돌의 최전선으로 몰아넣은 개탄스러운 결정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또 "미국이 무기 판매 등 대만의 군사력 향상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차이잉원은 미국에 복종하며 대만 국민을 전쟁 직전까지 몰고 갈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덧붙였습니다.
공태현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