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가 위조한 의사면허증 및 위촉장, A씨가 소개한 약력 (사진제공 : 수원지검)

30년 가까이 무면허 상태로 의사 행세를 한 의대 졸업생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수원지검 형사2부(양선순 부장검사)는 공문서위조, 위조공문서행사, 보건범죄단속법위반(부정의료업자), 사기 등 혐의로 60살 A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오늘(5일) 밝혔습니다.

 A씨가 위조한 의사면허증 및 위촉장, A씨가 소개한 약력 (사진제공 : 수원지검)


30여 년 전 의대생이었던 A씨는 의사면허증을 취득하지 않고 1993년 의대를 졸업했습니다. 이후 1995년 면허증과 위촉장 등을 위조해 병원에 취업했고, 이후 28년 간 서울과 수원 등 전국 60곳이 넘는 병원에서 의사로 근무해 온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A씨가 위조한 의사면허증 및 위촉장, A씨가 소개한 약력 (사진제공 : 수원지검)


 A씨가 위조한 의사면허증 및 위촉장, A씨가 소개한 약력 (사진제공 : 수원지검)

A씨를 고용한 병원장들은 A씨가 실제 의대에 재학했기 때문에 위조한 면허증 등을 의심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병원들은 고용보험 가입 등 비용 절감을 위해 A씨를 주로 '미등록 고용 의사' 형태로 단기 채용해 왔고, A씨는 이 과정에서 병원장 명의로 진료하고 처방전을 발행하기도 했습니다.

A씨의 사기극은 그의 의료행태에 의심을 품은 병원 관계자가 수사를 의뢰하면서 밝혀졌습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의료면허가 취소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검찰의 압수수색과 계좌추적 등 보완수사로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습니다.

A씨의 범행 중 공소시효가 남은 건 최근 8년 간(2014년 10월~2022년 12월)으로, 이 기간 A씨가 받은 것으로 확인된 급여만 5억여 원에 달합니다.

검찰은 A씨를 구속 기소하는 한편, A씨의 면허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고용한 종합병원 의료재단 1곳과 개인 병원장 8명을 보건범죄단속법 위반(부정의료업자)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의사 면허의 유효 여부에 대한 전수조사와 함께 의사면허 관련 정보 공개의 필요성 등을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에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