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외환시간 마감 시간을 현재 오후 3시 반에서 다음날 새벽 2시까지 늦춥니다. 외국인들이 시차에 상관없이 국내 외환시장에서 자유롭게 거래하도록 만들겠다는 취지입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어제(12일)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국내 자본시장 투자 환경이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도록 제도를 개선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겠다"며 관련 계획을 공개했습니다. 이어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도 오늘 관련 내용을 담은 ‘신 외환법’을 제정해 곧 발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개편안은 외환시장의 운영 시간을 늘리고, 해외 금융기관의 참여를 허용해 우리나라 시장 접근성을 높이는 게 골자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외환 시장은 오전 9시에 개장해 오후 3시 30분에 마감합니다. 하지만 마감 시간이 새벽 2시가 되면 개장시간은 기존 6시간 30분에서 17시간으로 2.7배 늘어납니다. 새벽 2시는 세계 외환시장에서 거래가 가장 활발한 런던 외환시장의 마감시간입니다.
정부는 더불어 해외에 있는 외국 금융기관도 국내 외환시장에 참여할 수 있게 할 방침입니다. 현재 국내 외환시장은 정부 인가를 받은 해외 금융기관만 참여가 가능하고 이마저 국내에 지점이 하나 이상 있어야 합니다.
개장 시간을 연장하고 해외 기관의 국내 시장 참여까지 허용하면 사실상 국내 외환시장을 글로벌 투자 주체들에게 개방하는 셈입니다. 2008년 이후 계속 고배를 마시고 있는 한국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염두에 둔 조치로 풀이됩니다.
실제 시행될 경우 우리나라 외환시장 진입장벽 문턱이 낮아지면서 거래량이 많아지고 자금이 더 쉽게 들어와 유동성이 풍부해지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신외환법은 투자자들의 규제 부담 덜기 위해 외환거래시 사전신고 원칙을 '사후보고'로 바꾸는 등의 내용을 담아 이달 중 발표됩니다. 외환시장 개방 등 방안도 다음달 공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