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울산시장 선거에서 무슨 일이?

댓글로 ‘이거 궁금하다’
가장 많이 물어보신 이슈 중
하나가 바로 이겁니다.
<2018년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2018년 6·13 지방선거 이야기인데요.
당시에 울산시장 선거는
현역 시장이었던 자유한국당 김기현 후보와
민주당 송철호 후보가 맞붙었던 그 선거죠.

여론조사를 보면요.
선거 반년 전만 해도
김기현 후보가 현역 프리미엄 앞세워서
2배 앞서 있었는데
결국은 이게 뒤집어져서
송철호 후보가 당선이 됩니다.

지방자치 23년 만의
첫 번째 민주당 울산시장.
엄청난 화제가 됐었는데요.

선거 얼마 후에 청와대와 경찰이
이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됩니다.

검찰이 어떤 수사를 했는지
제가 다 들여다봤습니다.


▶사건의 중심, 송철호는 누구?

등장인물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송철호 전 울산시장 나오고
문재인 전 대통령 나옵니다.
왜 두 사람이 나오느냐?

일단 이력을 한번 볼까요?
두 사람 모두 부산 출신이고,
사법고시에 합격한 이후에
두 사람 모두 부산에 내려와서
변호사를 시작하거든요.

그 지역에서는 아주 유명했다고 합니다.
부산·울산·경남
‘부울경 인권 변호사 3인방’으로
노무현·문재인·송철호가 꼽혔다니까요.

실제로 노무현 정부 때도
송철호 전 시장은 고충처리위원장
그리고 지역발전위원회 균형발전위원회
이런 곳에서 활동을 합니다.

나이로는 송철호 시장이 더 위죠.
그래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형이라고 불렀다고 해요.

이 두 사람 딱 겹치지만
다른 부분도 있어요.

정치를 시작하는 시점인데.
문재인 전 대통령은 정치를 뒤늦게 시작했죠.
송철호 전 시장은 일찌감치 정치에 뛰어듭니다.

송 전 시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정치 해봐라'
권유해서 시작했다고 해요.
언제부터냐면 무려 92년부터죠.
다 울산에 출마한 겁니다.
하지만 계속 떨어지는데요.

유심히 보셔야 할 부분은
민주당으로만 출마한 게 아니라
무소속 혹은 민주노동당
후보로도 출마합니다.

그만큼 당선에 대한
의지가 강했다고 봐야겠죠.

2011년,
선거에서 계속 떨어지니까
송철호 후보가
'나 이제 정치 안 하련다' 하고
이사를 갔나 봐요.

그런데 그걸 잡은 게
문재인 전 대통령이라는 거예요.

문재인 전 대통령이
“형 이사했다면서?
다시 이사 가소! 그게 운명이다”
정치 계속하라는 거죠.

결과적으로
정치 입문은 노무현 전 대통령
그리고 정치를 계속할 수 있게
해 준 건 문재인 전 대통령.
이들의 ‘30년 인연’인데요.

2014년 울산 국회의원 보궐 선거 때
당시 민주당 문재인 의원이
지원 유세를 가서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바보 노무현보다 더 바보인 송철호 후보.
내 가장 큰 소원은 송철호 후보의 당선이다”
얼마나 두 사람이 각별했는지 알 수 있죠?

그러다가 2018년
절호의 기회가 온 겁니다.

정권은 문재인 정권,
당시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도 높았을 때입니다.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등장인물은?

자, 시동을 걸어보겠습니다.

2018년 6월 13일 지방선거 있었죠.

지금부터 시작되는 이야기는.
그로부터 10개월 전인
2017년 8월로 가보겠습니다.

8월에 송철호 후보가 울산에서
선거캠프를 꾸리는데요.
핵심 인물이 바로 송병기 씨입니다.

울산시에서 공무원으로
오래 근무했다고 해요.
송 전 시장이 울산시장이 된 이후에
경제부시장을 하기도 하죠.
부동산 투기 혐의로 구속이 되기도 했는데
지금은 보석으로 풀려나 있습니다.

당시에 울산지방경찰청장이
현재 황운하 민주당 의원입니다.

청와대 인사들은
그때 당시에 누구였냐면,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조국 민정수석,
그리고 한병도 정무수석.
비서관 하다가 수석으로 승진 됩니다.

조국 민정수석 밑에
백원우 민정비서관,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모두가 실세였죠?

이 정도 등장인물
기억하시면 되는데요.

이 사람들 공통점이 있어요.
모두 다 공무원입니다.
선거에 개입해서는 안 되는
엄정하게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사람들이라는 거죠.
그 점 잊으시면 안 됩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누가, 어떻게 ‘선거’에 개입했나?

검찰은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2017년 8월,
송철호 송병기 이 두 사람이
경쟁자가 될 김기현 울산시장을
토착 비리 세력으로 몰고
적폐청산 프레임으로 몰고 가야겠다
이런 전략을 수립을 했다는 거예요.

그래서 울산시에서
오래 근무한 송병기 씨가
울산시로부터 소문이나 비위 정보
이런 걸 취합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그리고 2017년 9월, 행동에 착수하는데요.

9월 20일,
송철호 송병기 두 사람이
울산 남구의 한 식당에서
당시 황운하 울산지방경찰청장을 만납니다.

그리고 김기현 울산시장 관련한
비위 사건들 수사를 적극적으로 해달라
이야기를 했다는 거죠.

그 외에 또 송병기 씨가
어떤 일을 하냐면,
10월 2일에 청와대 인사에게
‘울산광역시장 비리 개요’라는
제목의 메일을 보냅니다.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문 모 행정관에게 보냈는데요.

평소 송병기 씨와 문 비서관은
좀 원래 알고 지냈다고 합니다.

‘비리 개요’ 메일에
뭐가 들어 있냐면 이런 내용들이에요.

(1) 김기현 울산시장이 한 레미콘 업체에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는 내용이 있었고,

(2) 또 건설업자가 김기현 울산시장 형제를
비위로 고발한 그런 내용도 있었고,

(3) 김기현 시장 재임 시절에 측근들이
인사와 관련된 비위를 저질렀다
이런 내용들인데

문제는 1번 관련해서는 이미 공정거래위가
‘혐의 없음’으로 종결을 시킨 상태였고,

2번 건과 관련해서도 9월 말에
울산지방경찰청이 무혐의 처분을 내립니다.

그러니까 확인이 안 된 거죠.
그런데 문 모 행정관은
본인이 이 진정 내용을 바탕으로
‘범죄 첩보서’를 작성합니다.

검찰 수사 내용에 따르면
범죄 첩보서가 근거가 없는
내용들이에요.

메일 받은 걸
자기 마음대로 고쳤다는 겁니다.

‘골프를 쳤다’는 내용을
‘골프 접대 받고 금품 수수했다’
‘소문(?)’이라고 쓴 내용에서
‘소문’을 없애 기정사실인 것처럼
고친 거예요.

이렇게 본인이 써서 만든
이 ‘김기현 범죄 첩보 보고서’를
문 행정관은 상관인
백원우 비서관에게 보고합니다.


▶청와대 ‘하명수사’, 전달 경로는?

자, 여기서 문제가 뭐냐면
근본적인 문제인데요.

청와대 민정비서관실은
지금 앞에서 보신
그런 일을 하면 안 되는 겁니다.

왜냐?
민정비서관실 업무는 크게 두 가지예요.

민심 파악, 또 대통령의
친인척 비위 수집‧감찰 하는 겁니다.

울산시장은 선출직 공무원이잖아요.
민정수석실이 감찰하면 안 되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백원우 민정비서관은
옆에 있는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을
찾아갑니다.

반부패비서관실은
고위공직자나 공공기관장
감찰을 하거든요.

비슷해 보이기는 하지만
이 역시 울산시장 같은
선출직 공무원은
감찰할 권한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백원우 민정비서관이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에게
‘김기현 범죄 첩보서’를
전달하면서 이렇게 얘기합니다.

“이 첩보 보고서 내용은
울산에서는 이미 파다한 이야기다.
경찰이 수사를 뭉그적거리고 있으니
엄정 수사를 받게 해 달라”
검찰 공소장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박형철 비서관은 검찰 출신이에요.

검찰은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박 비서관도 이 범죄 첩보서를
생산‧전달하는 건
청와대 어디에서도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는 걸
알고 있었을 거라는 거예요.

그리고 이게 민주당 쪽에서
나온 정보라는 것도
알고 있었을 거라는 거죠.

하지만 어쨌든 박형철 비서관은
이 ‘김기현 범죄 첩보서’를
경찰청으로 내려 보냅니다.

그래서 이 두 청와대 비서관은
본인의 직무 범위를 넘어서서
경찰에 이런 범죄 첩보서를
하달한 혐의로
지금 재판에 넘겨져 있는 겁니다.

경찰청은 ‘김기현 범죄 첩보서’
내용을 수사해야 하니까
울산경찰청으로 내려 보냅니다.

무슨 말이냐?

청와대에서 생산한,
확인되지 않은 문건을 기반으로
경찰이 수사를 시작하게 된 거예요.

그게 언제냐?
2017년 12월 28일.

당시 울산지방경찰청장은
황운하 민주당 의원입니다.



▶황운하 울산경찰청장의 ‘표적 수사’

자, 아까 송철호 송병기 두 사람이
황운하 울산경찰청장을 만난 게
언제라고 했죠?

2017년 9월이라고 했죠.

그 이후에 이미 황운하 청장은
김기현 시장 관련된 소문‧비위 정보
이런 것들을 막 수사를 하라고
경찰들을 채근하기 시작합니다.
검찰 수사 내용에 따르면요.

회의 때
“정보 경찰이 밥값을 못 하고 있다”
“다른 사건 미루더라도
김기현 사건 먼저 해라”
“일주일 단위로 보고하라”고
채근을 합니다.

그런데도 본인의 성에 안 차게
수사가 잘 진행이 되지 않자
그냥 수사팀을 바꿔버립니다.

정기 인사도 아니고
징계나 감찰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그냥 수사팀을 바꾸고
새로운 수사팀으로
수사를 하게 만들어요.

게다가 2018년 1월 청와대로부터
‘김기현 범죄 첩보서’까지 내려오니까
기름을 부은 꼴이죠.

그런데 제가 아까 말씀드렸죠?

이 건들은 다 대부분
이미 종결된 사건들입니다.

뭔가 다시 수사하려면
새로운 뭔가가 나와야 될 거 아니에요.

그래서 이런 제보자를 조사했다고 해서
수사를 다시 시작하는데요.

이 역시 검찰 조사 내용입니다.

김형수라는 이름의
전 레미콘 대표 운전기사가
새로운 내용을 밝힌 것처럼
조서를 꾸밉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 조서에 진술한 사람은
바로 송철호 캠프에 있었던
송병기 씨.

송병기 씨의 진술을
‘김형수 진술’로 속였다는 게
검찰의 조사 내용입니다.

그러고는
이런 수사 내용을 바탕으로
선거 3개월 앞둔 2018년 3월부터
영장 청구에 들어가는데요.

김기현 시장의
측근 3인방에 대해
체포영장 신청하고요,
압수수색 영장,
구속영장으로 몰아칩니다.

김기현 시장이
자유한국당 울산시장 후보가 되는 날
울산시청 압수수색을 들어가기도 해요.

그렇게 해서 경찰은 기소 의견으로
이들에 대해서 검찰에 넘깁니다.

검찰은 “보완 수사를 하라.
이것 갖고는 미진하다”고 이야기하지만
경찰 측은 듣지 않고
‘기소 의견’으로 올립니다.


▶청와대의 수상한 움직임

검찰 조사에 따르면
그렇게 울산지방경찰청에서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에 대한
수사가 벌어지고 있는 동안
청와대도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청와대에서
‘김기현 범죄 첩보서’를
울산경찰청으로 내려 보낸 게
2017년 12월 28일.

그러고 나서 보름 뒤에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이
울산경찰청으로 직접 내려갑니다.
그리고 황운하 울산경찰청장을 만납니다.

그리고는 2월에는,
청와대가 내려 보낸 범죄 첩보서
수사 어떻게 되고 있느냐,
보고하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울산청에서
경찰청을 거쳐서 청와대로
이 상황을 보고합니다.

진행 상황 보고한 게 모두 몇 번?
18번이나 보고를 합니다.

검찰이 묻습니다.
“1월에 청와대에서 대체 울산까지
왜 내려갔던 것이냐?”

청와대는 이렇게 말합니다.
“고래 고기 사건 때문에 내려갔다”고요.

‘고래 고기 사건’이 뭐냐면
경찰이 압수한 고래 고기를
검찰이 업자에게 되돌려줘서
검경 간에 갈등이 빚어졌던
그런 사건이거든요.

이 사건 때문에 내려갔다
청와대는 이렇게 해명했습니다.



▶울산 선거 뒤흔든 ‘김기현 수사’, 결론은?

선거 앞두고
김기현 울산시장 에 대한
수사가 계속되자
언론에서는
이런 기사들이 쏟아집니다.
압수수색, 체포영장, 곤욕…

당연히 김기현 시장에게는
불리한 기사들이겠죠.

송철호 캠프 측은
이런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맹공을 퍼붓습니다.
이른바 네거티브 전략이죠.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청와대에서 만든
근거가 없는 ‘범죄 첩보서’로
경찰은 수사하고
그걸 받아서 언론이 기사를 쓰면
송철호 캠프가 공격한 상황.

자, 여기서 핵심은 이거겠죠.
그럼 이 수사 내용이 맞는 거냐?

검찰은 울산경찰청에서
기소 의견을 낸
김기현 시장 측근 3명을
모두 불기소 처분 결정을 내립니다.

불기소 결정을 내리면서 이례적으로
울산지방검찰청장이 95쪽에 달하는
긴 불기소 결정문을 발표하는데요.

이런 내용이에요.
“경찰이 수사 공정성, 정치적 중립성,
수사권 남용 논란을 야기한 수사다”
이례적으로 강력하게 비판하죠.

오히려 이 수사를 한
황운하 울산경찰청장이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있습니다.

아직 1심 재판 결과가
나오지 않았는데

이렇게 기소가 된 상태에서
총선을 치러서 대전에서
국회의원 당선이 됐어요.
지금 국회의원 활동을 하고 있죠.



그런데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은
‘하명수사’ 이것뿐만이 아닙니다.

김기현 당시 후보 관련된
범죄 첩보서 수사 외에
두 가지가 더 있는데요.

이 내용은 내일 2탄에서
자세히 알려드리겠습니다.

복잡하지만 궁금한 이슈
댓글로 남겨주시면
제가 대신 공부해서
풀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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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 동정민 기자·김정연 작가
연출·편집: 황진선PD ·박혜연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