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개입 사건’ 피고인이 된 청와대 인사들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으로
검찰이 재판에 넘긴 청와대 인사들을
한번 쭉 모아봤습니다.
이 중 민정수석실 인사들은
왜 재판에 넘겨졌는지
지난 시간에 알아봤죠.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
‘범죄 첩보 수사’ 하달 의혹
관련해서였습니다.
그렇다면 정무라인이라든지
아니면 균형발전비서관실.
여기는 청와대 정책실장 쪽인데
이 사람들은 왜 재판에 넘겨졌을까요?
역으로 보면 청와대가
얼마나 문재인 전 대통령의
30년 지기인 송철호 후보를
선거에서 도와주고 싶어 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검찰 수사에 따르면
사실상 청와대가
송철호 후보 캠프처럼
일을 했다는 겁니다.
자, 출발해 보겠습니다.
▶‘송철호 공천’ 위한 청와대의 작전?
청와대 정무수석실은
대통령을 보좌해서
국회와의 관계를 조율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검찰은 청와대 정무수석실이
‘당내 경선에 개입했다’ 이렇게 봤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내 가장 큰 소원은
이 사람의 당선이라고 했던 송철호 후보.
일단 울산시장 당선이 되려면
당 내에서 민주당 후보가 되어야 하잖아요?
당시에 울산시장에 도전한
민주당 예비후보가 3명이 있었는데요.
송철호, 심규명, 임동호.
송철호 후보는 경선 안 하고
단수 공천을 받고 싶어 했습니다.
그러면 다른 두 사람이
불출마를 해야 하는 거죠?
송 후보는 당시에
당내 경선이 약간 부담스러웠을 수도
있었을 것 같아요.
송철호 후보의 이력을 보면
워낙 출마를 많이 해서
그 지역에서 인지도는 높았지만
무소속, 민노당으로도 출마했죠.
민주당 입당‧탈당을 반복하면서
당내 기반이 좀 약했어요,
그럼 경쟁자인 임동호 후보는 어땠느냐?
만만치 않게 선거에 많이 출마했어요.
인지도는 송철호 후보가
좀 더 높았을지 모르지만
임 후보는 계속 민주당으로
출마를 해 왔던 사람입니다.
게다가 당시에 임동호 후보는
민주당의 울산시당 위원장 겸
최고위원도 하고 있었어요.
그러니까 민주당 내에서는
어느 정도 지분이 있었다는 얘기겠죠.
그래서 송철호 캠프에서는 어떻게 했느냐?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과
한병도 정무수석을 통해서
임동호 후보를 주저앉혀야겠다,
검찰은 송철호 후보 측이
이런 계획을 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마침 임종석‧한병도 이 두 사람은
임동호 후보와도 잘 아는 사이였어요.
같은 운동권 출신이거든요.
이 사진이 기억나십니까?
2017년 6월,
서울 성동구 마장동의 한 식당에서
‘민주당 86학번’ 모임을 가져서
당시에도 화제가 됐는데요.
사진 보면 김경수 전 지사도 보이고요,
임종석 실장과 임동호 후보도 보이죠.
임종석 실장은 2011년 선거 때
울산에 내려와서 임동호 후보 선거를
도왔다고도 합니다,
이 모임에서
임동호 당시 민주당 최고위원은
임종석 실장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검찰 수사에 나와 있습니다.
“최고위원 끝나면
오사카 총영사 자리로 가면 좋겠다”고요.
임 최고위원은 오사카 한 대학에서
객원 연구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오사카는 제2의 고향이다”
이렇게 주변에 말을 했다고도 해요.
이때부터 뭔가 ‘임동호 주저앉히기’가
시작됐다고 검찰은 보고 있는데요.
2017년 10월 울산에서
송철호 후보 대리인과
임동호 후보 대리인이 만납니다.
▶청와대에서 제안한 ‘경선 포기’ 대가는?
대리인끼리 만나
송철호 후보 측 대리인은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다른 후보인 심규명 변호사는
출마 하지 않을 것 같다”
그러니까 임동호 후보만
이제 출마 안 하면 된다는 거죠.
그리고 이런 제안을 합니다.
“송철호 후보는 대통령의 친구다.
공기업 사장이나 차관 자리를
챙겨줄 수 있다”고요.
그런데 아까 임동호 후보는
무슨 자리에 가고 싶다고 했죠?
오사카 총영사 자리.
하지만 여기에 대한
확답을 주지 않습니다.
2018년 2월 임동호 후보가
출마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예고를 하자
그 회견 전날,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이
임동호 후보에게 전화를
했다고 합니다.
“어차피 울산 선거에서 이기기 어려우니까
공기업 사장 등 네 자리 중에 선택을 해라”
이처럼 한병도 수석은
임동호 후보에게 출마 포기 대가로
이렇게 자리를 제안한 혐의,
후보자 매수 혐의로
지금 재판에 넘겨져 있습니다.
그러면 결과적으로
임동호 후보는 어떻게 됐을까요?
이렇게 재판 때 얘기를 합니다.
한병도 수석이 오사카 총영사는
잘 안 될 것 같으니까
일본의 다른 총영사
“고베 총영사를 가라”
역제안을 했다는 거예요.
임동호 후보는 당시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출마선언을 했다고 말합니다.
어쨌든 결과적으로 4월 13일
대통령의 ‘30년 지기’ 친구
송철호 후보는 민주당 후보로
단수 공천을 받습니다.
▶송철호 ‘병원 공약’과 청와대의 ‘미루기’
심지어 당시 송철호 후보의
선거 공약 문제도
청와대가 도와줬다는 게
검찰 수사 내용입니다.
송철호 후보와 측근 송병기 씨
두 사람은 2017년 9월부터 매주 두 차례
‘공업탑 기획위원회’라는 회의를 엽니다.
울산에 있는 공업탑 한 오피스텔에서
회의를 열어서 그 장소 이름을 붙인 건데요.
뭐 하는 회의냐면,
‘선거 공약 개발’하는 회의예요.
이 회의를 통해서
이런 전략을 세웁니다.
당시에 여당 후보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청와대와 민주당을
적극 활용하자, 정기 협의 채널을
갖자는 전략을 세웠는데요.
당시 울산의
숙원 사업이 하나 있었습니다.
울산에 병원이 부족해요.
그래서 공공병원을 짓고 싶어 했는데
김기현 울산시장은 산업재해 전문
공공병원인 ‘산재모병원’을
추진하고 있었어요.
당시에 정부에서
이 병원 짓는 게 타당한지
예비 타당성 조사를 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송철호 후보는
다른 공약을 내세우고 싶어 했습니다.
‘산재모병원’보다
조금 더 대중적인 ‘공공병원 설립’을
공약으로 내걸고 싶었던 거예요.
왜냐?
산재모병원은 김기현 시장 브랜드잖아요.
송철호 본인 브랜드를 세우고 싶었던 거죠.
그래서 2017년 10월,
송철호 송병기 두 사람은
청와대, 그러니까 서울 삼청동의
한 식당에서 이 사람을 만납니다.
장환석 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
“산재모병원 예비타당성
조사는 어떻게 되고 있나?”
만나서 이렇게 물어보니까
장 선임행정관이
미리 결과를 귀띔을 해줍니다.
“통과가 안 될 것 같다”
공개가 되기 전에
예타 결과를 알려준 거예요.
그런데 이 세 사람은
예비타당성 조사 발표를
통과 안 될 거라는 발표를 미루자고
이 자리에서 결정을 했다는 겁니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요.
왜냐?
‘공공병원 설립’을 공약으로
내걸고 싶어 하잖아요.
근데 이 공약을 준비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니까
시간벌기용으로
산재모병원 예타 결과 발표를
좀 미뤘다는 거예요.
그리고 이날 송철호 후보는
청와대 임종석 비서실장도 만나서
비슷한 이야기를 합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산재모병원 예비 타당성 조사가
완전히 끝난 게 2017년 11월이거든요.
그런데 이게
통과가 안 됐다고 발표한 게
언제냐면, 2018년 5월입니다.
당시 6‧13 지방선거 바로 직전이죠.
그럼 왜 이때까지 발표를 끌었느냐?
선거 앞두고 공격하는 게
이제 더 효과적이라고 본 거죠.
그리고 그 사이 2018년 4월,
송 후보가 공공병원 설립 공약을
발표합니다.
선거 직전에 후보 TV토론회에선
송철호 후보는 김기현 후보를
통과 안 될 산재모병원을
추진했다면서 맹공격을 퍼붓습니다.
▶문재인 정부 선거 개입 사건, 재판 상황은?
검찰 수사에 따르면
이 사건, 결국 이런 구조였던 겁니다.
민정수석실은 상대 당 경쟁자인
김기현 후보 수사를 하명 하고.
정무수석실은 또
당내 경쟁자를 주저앉히려는,
경선 문제를 해결해 주려고 하고.
정책 쪽에서는 공약을 밀어줬다...
청와대가 송철호 후보 당선을 위해
이렇게 총동원됐다는 게
검찰의 수사 내용입니다.
그런데 검찰은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정무수석실 등 위에 있는
조국 민정수석과
임종석 비서실장에 대해서는
당시 무혐의 결론을 내립니다,
범행에 가담했다는 강한 의심은 드나
증거가 부족하다고요.
그런데 최근 재판에서
이런 진술이 나와서
지금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임동호 후보 측근이
재판 과정에서 얘기를 한 건데요.
2017년 10월 13일에
당정청 회의가 있었다는 거예요.
그 자리에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과
당 최고위원이던 임동호 후보도
같이 참석했는데
이 회의 정회 시간에
임종석 비서실장이
임동호 최고위원을 따로 불러서
이런 말을 했다는 겁니다.
“자리 이야기가 다 됐으니
울산시장 출마를 접어주면 좋겠다.
조만간 한병도 수석에게 전화를 걸도록 하겠다”
이 회의 후에는 민주당 인사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임종석 실장이 그렇게 이야기를 했으면
이건 VIP 뜻이다, 그대로 따르면 된다”
검찰은 이 증언을 두고
본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진술이 나왔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혐의 처분 내렸던
임종석 비서실장에 대해
또 추가로 수사를 할지 여부도
지금 관심이 또 받고 있는 건데요.
결과적으로 이 재판은
아직 1심 결과도 나오지가 않았습니다.
재판에 넘겨진 사람이 무려 15명입니다
그 15명이 서로 증인 부르고 하면서
재판이 계속 길어지고 있어요.
재판이 길어지는 사이
송철호 울산시장은
이미 임기를 끝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송철호 전 시장이
또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검찰이 이 선거 개입 사건
조사를 하다가
송 전 시장이 2018년 선거 직전에
지역 업자로부터 뇌물 받은
혐의를 파악했다는 거예요.
그래서 뇌물수수 혐의로
지금 기소가 됐습니다.
또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황운하 의원이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민주당 한병도 의원은
지금 계속 국회의원을 하고 있죠.
조만간 1심 결과가 나올 테니까
또 나오는 대로 제가
상세하게 전해드리겠습니다.
복잡하지만 궁금한 이슈
또 있으시면 댓글로 남겨주십시오.
그러면 제가 대신 풀어드리겠습니다.
구성: 동정민 기자·김정연 작가
연출·편집: 황진선PD ·박혜연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