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들은 보통 2월봄비 내릴 때쯤, 산란지로 대이동을 합니다.
그런데 올해는 때를 놓쳐서, 소규모로 목숨 걸고 산란지로 향한다고 합니다.
남부지방을 덮친 가뭄 때문이라는데, 배유미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갈색 두꺼비 한마리가 물기 한 점 찾아보기 힘든 돌길 위를 나아갑니다.
마른 잔디 위에는 두꺼비 한쌍이 그 뒤편에서도 두꺼비 한 마리가 발길을 재촉합니다.
두꺼비들이 알을 낳기 위해 인근 산에서 내려와 저수지로 향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년 같으면 두꺼비 천 여 마리가 한꺼번에 이동해 이 곳이 가득 찼는데요, 요즘은 이렇게 한 마리씩 각자 움직여 잘 보이지도 않습니다.
두꺼비의 산란지 대이동은 매년 2월 쯤 봄비 내릴 때에 맞춰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아직까지 봄비 소식이 없어 움직이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최근 낮기온이 20도 가까이 오르는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자 더 이상 산란을 미룰 수 없는 두꺼비들이 한낮에 마른 땅을 건너고 있는 것입니다.
[김홍근 / 대구 수성구 환경관리팀장]
"두꺼비들이 보통 보면 비가 올때 이동하는데 주로. 또 밤에 주로 이동합니다. 낮에 오는 것은 애들도 비가 하도 안 오다보니까."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가뭄이 심화되면서 대구 경북은 가뭄 '주의' 단계가, 광주, 전남에는 그보다 한단계 높은 가뭄 '경계' 단계가 발령됐습니다.
전국 9개 시, 군이 비상급수를 실시해야할 만큼 비소식이 없다보니 두꺼비들의 산란 시기도 늦춰진 겁니다.
다행히 오는 일요일에는 전국적으로 비가 예보돼 있습니다.
늦긴 했지만 두꺼비들의 산란지 대이동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채널A 뉴스 배유미입니다.
영상취재 : 김건영
영상편집 : 이승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