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해 상공을 비행하던 미국 무인기 MQ-9 '리퍼'가 러시아 전투기 수호이(SU)-27과 충돌해 추락한 지 하루 만에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실수하지 말라'고 러시아에 경고했습니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오스틴 장관은 15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국방장관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는 또 다른 실수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미국은 국제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는 어디든 비행하고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러시아는 자신들이 흑해 연안 지역에 설정한 '출입금지 구역'을 미국 무인기가 침범했다고 반박했습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미국이 긴장을 고조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도발을 추구하고 있다"며 "두 핵강국 사이에 벌어지는 모든 충돌은 항상 큰 위험을 초래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러시아는 무인기 잔해를 회수할 예정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러시아 해군이 무인기 추락 지점에 도달한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존 커비 미 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러시아가 드론 잔해에서 유용한 정보를 획득하지 못하도록 미국이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습니다.
1년여 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미국과 러시아가 직접 부딪힌 것은 처음입니다. 미국과 러시아 양국 국방장관의 통화는 다섯 달 만에 이뤄졌지만 입장차를 확인하는 데 그쳤다는 평가입니다. 다만 양국이 대화 채널을 가동한 만큼 추가 충돌할 가능성은 낮을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