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더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피플 LIVE] 이찬재-안경자 부부, SNS에 담은 ‘손주 사랑’ 2019-03-29 | 0 회

엄청난 양의 음식을 먹거나 화려한 춤과 노래 실력을 뽐내는 1인 크리에이터 시대죠. 그런데 잔잔하지만 뭉클한 글과 그림으로 전 세계를 감동시킨 크리에이터가 있습니다. 실버 크리에이터 이찬재-안경자 부부 이 자리에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이찬재: 안녕하세요.

송찬욱: 제가 실버 크리에이터라고 소개를 해드렸는데 실례가 아니라면 연세가 어떻게 되시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이찬재: 저희는 동갑내기고요. 저희가 1942년생이니까 78이 되네요.

송찬욱: 근데 저 깜짝 놀란 게요. 사실 요새 SNS 같은 거로 팔로워가 몇 명이나 되냐 이게 인기의 척도잖아요. 근데 팔로워가 얼마나 되시는 거예요?

이찬재: 35만 정도.

송찬욱: 35만 명이요?

이찬재: 왔다 갔다 하죠.

송찬욱: 엄청나신데 두 분 어떻게 그거를 하시게 되신 거예요. 계기가 어떻게 되시나요?

이찬재: 우리 아들애가 한 대여섯 살 정도밖에 안 되는 그 나이에 제가 고등학교 교사를 했거든요. 그 당시에 학생들 데리고 수련회를 자주 갔었어요 여름에. 어느 해는 제가 수련회에 가서 그 엽서에다가 색연필로 이렇게 그림을 예쁘게 그려가지고 집에다 보내줬는데 아마 그걸 아들애가 봤나 봐요. 근데 그때 그 기억이 지금 어른이 돼서도 그 생각이 났나봐요. 우리 아버지가 그림에 소질이 있으신 것 같다 그래서 이제 저한테 아들이 아빠 그림을 그려보세요. 그래서 안 그리던 그림을 어떻게 별안간 그리고 그러냐 근데 워낙 끈질기게 그러니까 그러면 한번 아들의 부탁이고 하니까 그려보자 그래가지고 그래서 시작한 거예요.

송찬욱: 동갑내기 부부를 이어준 것도 글과 그림이시라고요?

안경자: 옛날에요, 옛날에 저희가 61년도에 1학년이었어요 대학교 1학년.

이찬재: 61학번이죠.

안경자: 그리고 같은 대학에서 이제 만났는데 저희가 3학년 때였나 저는 이제 국어과 출신인데 국어과에서 시화전을 열었어요. 저는 이제 시를 냈죠. 그리고 그림을 아마 이이한테 부탁을 했나 봐요 누군가가 '지학과 이찬재가 고등학교 때 그림을 그렸대' 그랬나 봐요 그러니까 이제 그림을 부탁했는데 어느 날 제가 그림 그리는데 가서 보고 내 시를 그려달라고 했죠.

송찬욱: 그렇게 그림과 글로 인연이 되셨는데 사실 1961년도에 이런 SNS라는 거는 전혀 상상도 못 했던 건데.

안경자: 그럼요.

송찬욱: 지금 이제 SNS 활동을 하고 계시잖아요. 그림 굉장히 인상 깊은 게 많던데 이런 거 소재는 어디서 얻어 오시는 거예요?

이찬재: 처음에 시작할 적에 아들한테 무슨 그림을 그리냐

안경자: 그게 제일 문제였어요. 소재가 제일.

이찬재: 그러니까 아무거나 그리래요. 하다못해 길거리에 가다가 쓰레기통 있으면 그거라도 그리시라고 쉽게 이제 나를 하도록 하기 위해서 그러니까 쉽게 이제 되더라고요. 아무거나 그리면 그거 뭐 할 수 있지, 그래서 시작했는데

안경자: 소재는 도처에 있고 일상적인 건데 문제는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거가.

송찬욱: SNS에 올리는 거요.

안경자: 그게.

이찬재: 그건 아주 힘들었죠.

안경자: 아주 우리한테는 처음 있는 작업이고 그게 뭔지 몰랐으니까.

이찬재: 가르쳐줬어도 금방 잊어버리고 또 알고 있었어도 며칠 지나고 나면 또 잊어버리고 그러니까 그럴 때마다 애들한테 물어보면 나중에 신경질 내고 그러니까 아주 멀어지려고 그러죠. 가깝게 안 돼요.

송찬욱: 그런데 이 많은 작품들 중에서요 특히 애착이 가는 작품 준비해와 주셨는데 보여주시면서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이찬재: 좋아하는 그림 몇 가지 중에서 우선 쉽게 손이 잡히는 거 우선 가져와 봤어요.

송찬욱: 이게 어떤 그림인가요?

이찬재: 이게 이제 미국에 있는 4살짜리 손자가 제일 좋아하는 그림이 이제 공룡이라고 그랬거든요. 그래서 제가 손자 때문에 공룡을 그려봤어요. 근데 이제 공룡을 그리면서 어떡할까 생각해보니까 문득 생각이 났어요. 세 손자를 여기 태우면 굉장히 재밌겠다 그래가지고 맨 뒤에 큰 손자 그다음에 둘째 요게 이제 미국에 있는 제일 쪼그만 얘는 옆으로 건너 타게 했죠. 근데 이 그림을 그리고 나니까 많은 사람들이 이걸 굉장히 좋아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제 제가 전시도 몇 번 했는데 거기서 다 이거를 포스터에다가 이걸 넣어주더라고요. 그러니까 더 애착이 가고 그랬어요.

송찬욱: 어머님께서는 또 어떤 작품 준비하셨나요?

안경자: 좋아하는 그림이 자꾸 이이나 저나 바뀌어요. 근데 저는 이 그림이 좋기도 하거니와 마음에 아주 그냥 애틋해지는데 이 두 아이가 외손자들인데 연년생인데 형 아이가 동생을 굉장히 잘 챙겨줘요. 그래서 그 생각을 하면서 그렸는데 형제라고 하는 그 어떤 결속력, 우애 이게 어깨동무 여기서 너무 느껴졌어요. 그래서 이 그림은 그때나 지금이나 좋아요.

송찬욱: 그런데 이렇게 그림들을요 글과 함께 SNS에 올리다 보면 아무래도 댓글 많이 달릴 것 같아요.

안경자: 그럼요.

송찬욱: 어머님부터 기억에 남는 댓글 어떤 게 있을까요?

안경자: 제일 많이 올라오는 댓글은 '눈물이 난다', '참 따뜻하다', '돌아가신 할아버지, 아버지가 생각이 난다' '왜 나는 아버지한테 진작 이런 걸 권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이렇게 개인적인 일인데 이걸 이렇게 공유하게 해줘서 정말로 고맙다 단 한 건도 부정적인 댓글이 없었어요.

송찬욱: 댓글도 작품이네요.

이찬재: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자꾸 내 그림을 기다린다고 그래요. 그러니까 제가

안경자: 소홀히 할 수 없어요.

이찬재: 이 사람들 기대를 어긋나지 않게 해주려면 내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열심히 올려줘야겠구나 그런 생각도 많이 갖게 되고.

송찬욱: 70이 넘은 나이에 새로운 뭔가 도전을 하고 SNS를 통해서 이런 활동을 한다는 건 참 쉽지 않은 일이고 많은 사람들은 도전을 하고 싶다면서 실제 실천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아요. 그런 분들한테 조언이라고 할까요, 해줄 수 있는 게 있을까요?

이찬재: 조언이라기보다 저희 얘기를 좀 더 자세히 말씀드리면 아들이 그런 얘길 안 했으면 아예 지금과 같은 일은 없었죠. 그런데 나는 하기 싫다고 그랬는데도 자꾸 하라고 떠밀려서 했고. 그랬어도 계속 또 그걸 유지하기도 어려울 텐데 지금은 어쩔 수 없이 이렇게 가족이 하는 거예요. 제가 그리고 글 쓰고 아들은 영어로 번역을 하고 딸은 브라질 말로 번역을 하고. 그러니까 네 식구가 이 작업에 다 같이 움직여서 이루어지는 거기 때문에 우리 둘이만 한다 하더라도 하면 언젠가는 또 시들해질 수도 있겠는데 네 사람이 공동으로 있기 때문에 빠질 수가 없어요. 결국에 그런 것이 다 원동력이 돼가지고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것 같아요.

송찬욱: 손자들의 반응이 어땠을지 전화 와서 할아버지 할머니 하면서 무슨 얘기 했을지 궁금한데요

안경자: 글쎄 많은 분들이 그 손자들의 반응을 물어보시는데 얘네들이 우리거를 보나 안 보나 그렇다고 너 보냐 이렇게 물어볼 수 없고 그런데 알고 보니까 열심히 보지는 않지만 자주 보는 편이고 자기들도 '좋아요'를 누르고 초기에는 댓글도 달아줬었어요. 그런데 얼마 전에 얘네 작년에 얘네들이 다니는 중학교에 저희가 초대받아가서 할아버지가 이거에 대한 강의를 했어요.

송찬욱: 특강을 하셨군요.

안경자: 특강을 했는데 학생들과 학부형과 선생님들이 와서 들으셨는데 의외로 좋았어요. 그러니까 우리 손자 두 아이가 아마 아주 기분이 좋았었나 봐요.

이찬재: 그리고 처음에는 이제 손자들을 위해서 그림이 시작된 건데 얼마 전에 외교부에서 하는 'Korea Foundation(한국국제교류재단)'이라고 하는 데서 공공외교에 관해서 강연을 하자고 그래서 간 적이 있었어요. 근데 거기서 강연을 하고 나니까 어떤 생각이 드냐면 손자들을 위해서 그리다 보니까 그것만이 아니고 점점 의미가 커졌어요.

안경자: 우리도 모르게.

이찬재: 공공외교뿐만 아니라 또 다른 분야도 미처 생각은 안 해봤지만 그쪽을 생각해보면 거기에 또 기여하는 바가 있을지도 모르겠구나.

송찬욱: 사실 실버 크리에이터라는 어떻게 보면 직업이라고 해야 될까요 그런 거로 제2의 인생 살고 계시는데 앞으로 좀 이렇게 영역이 넓어지시긴 했는데 뭔가 준비하고 계신 계획 같은 거 있을지요.

이찬재: 그림 그릴 수 있을 때까지 그리다 보면 좋은 일이 오겠죠.

안경자: 손자들한테 저희는 지금 배우고 있어요. 그러니까 앞으로 저희가 어떤 활동을 하게 돼도 그 영역 안에서 이루어질 거예요.

1막보다 화려한 2막을 살고 있는 이찬재-안경재 부부 그림 속 그 잔잔한 풍경처럼 아름다운 노년이 계속 이어지길 기대해보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이번회차 전체 보기

추천 영상

댓글
댓글 0개

  • 첫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