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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도 떼놓지 못한 아빠와 딸…美·멕시코 ‘국경의 비극’ 2019-06-26 | 0 회

미국과 멕시코 국경지대에 있는 경고 표지판입니다.

밀입국 가족이 무단횡단할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뜻입니다.

그곳에서 젊은 아버지와 어린 딸이 이렇게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중남미 엘살바도르를 떠나 어떻게든 미국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으려 했는데, 어떤 사연인지 한수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아버지와 23개월 된 딸의 시신이 강가에서 머리를 땅에 묻고 나란히 엎드려 있습니다.

아이는 가슴까지 말려 올라간 아버지의 검은 티셔츠에 몸을 넣고 한쪽 팔로 아빠의 목을 감쌌습니다.

이 모습을 본 아내는 목놓아 울부짖습니다.

[효과음]
"내 남편, 어디 있나요? 내 남편! 저한테 남편을 돌려주세요! 제 딸은 어디 있나요? "

멕시코에서 리오그란데강을 헤엄쳐 건너 미국으로 가려던 부녀가 급류에 휩쓸리면서, 수백 미터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습니다.

아버지는 엘살바도르 국적의 25살 마르티네스 라미레스로, 아내와 딸과 함께 지난 4월 3일 집을 떠났습니다.

미국에서 돈을 벌어 집을 짓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입니다.

[로사 라미레즈 / 숨진 소녀의 할머니]
"이 인형이 손녀가 제일 좋아하던 인형이예요. 아이 엄마가 항상 안겨주곤 했어요. "

하지만 멕시코 이민자 보호소에서 2개월 가량 머물렀지만 미국으로 들어갈 방법이 없자, 헤엄쳐서 국경을 넘으려 했습니다.

현지 언론들은 지난 2015년 익사해 터키 해변으로 떠밀려온 세살배기 시리아 난민 쿠르디의 모습이 떠오른다며 부녀를 추모하고 있습니다.

[게리 코놀리/미국 민주당 하원의원]
"폭력과 갱단, 극심한 가난에서 벗어나려는 수천 명에게 우리 정부는 관심을 갖고 공감하는데 실패했습니다. "

국경 장벽을 건설하는 등 미국의 강경한 이민자 단속 정책에 대한 비판 여론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한수아입니다.

sooah72@donga.com

영상편집 : 최동훈
그래픽 : 조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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