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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포착]“성역 없는 수사” 강조했지만… 2020-01-10 | 0 회

# "성역 없는 수사" 강조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그제 신년 음악회에 참석했죠.

소설가 조정래 씨, 성악가 조수미 씨 등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모습인데요.

그제, 문 대통령은 추미애 장관이 청와대에 들고 온 검찰 인사안에 재가를 내린 뒤 이 곳에 왔습니다.

이틀 전 단행된 검찰 인사의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는 건, 특히 대통령과 현 정부 인사를 겨눈 검찰을 인사권으로 무력화 시켰다는 비판 때문입니다.

과거 대통령이 아닐 때엔 '부패한 부분을 모두 잘라내는' '성역없는 수사'를 강조했는데도 말이죠.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2015년 4월)
"지금 검찰에게 살아있는 권력은 다가가기에 너무나 먼 성역입니다. 성역 없이 오른팔, 왼팔 가리지 않고 부패한 부분을 모두 잘라내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가져주는 것이 유일한 해법인데… 박근혜 대통령의 태도를 보면 그 역시 꿈같은 이야기입니다."

살아있는 권력이라도 성역없이 수사해야 한다던 대통령.

정작 검찰의 수사가 지금의 청와대를 겨눈 상황에서는 검찰의 대규모 물갈이 인사를 허락했고, 청와대는 계속해서 "모든 부처의 고위공직자 임명 권한은 대통령에게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 '검찰 비판'에 '당사자 해명'까지…

울산의 한 행사장에 등장한 송철호 울산시장.

굳은 표정으로 입을 다물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검찰은 어제와 오늘 송 시장의 공약 설계에 관여한 의혹과 관련해, 관련 기관을 압수수색하며 수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조국 전 장관 사태를 비롯해 청와대 하명수사 및 선거 개입 의혹 유재수 전 부시장에 대한 청와대의 감찰 무마 논란까지.

갖가지 의혹들이 청와대를 향하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의 입은 여전히 굳게 닫혀있습니다.

집권 여당인 민주당이 야당이었다면 가만히 있었을까요?

[김영록 /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수석대변인] (2015년 5월)
"대통령은 여전히 자신의 측근들이 벌인 전대미문의 권력형 비리 사건에 대해 아무런 사과의 뜻도 밝히지 않았습니다. 자신과 관련된 사람들이 벌인 부정부패이고, 자신으로 인해 비롯된 부정부패인데 자신은 하등 관련이 없다는 태도가 아닐 수 없습니다. 대통령이야말로 측근들의 살아있는 권력이 부패하지 않기 위한 대책을 먼저 제시해야 할 것입니다."

대통령 관련 의혹에 대한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했던 과거 민주당은.

정권이 바뀐 지금은 청와대와 대통령에 관해 수사하고 있는 검찰을 향해 날을 세우고 있습니다.

심지어 의혹의 당사자들을 대신해 해명해주기도 합니다.

[이해식 /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인사안을 들고 ‘오라 가라’하는 오만불손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는데… 지금도 검찰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무기 삼아 마치 자신들이 국정 운영의 주도권을 가지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져 있습니다."

[홍익표 /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 지난 2일)
"조지워싱턴대 문제는 대한민국 우리 어머니들, 부모님들의 절반 이상을 잘못하면 범죄 혐의로 몰 수 있습니다. 저도 대학생인 아이가 있는데 리포트 쓸 때 저 옆에서 조언해 주고 물어보면 아버지로서 조언할 수 있잖아요. 그 아이가 성적이 잘 나오면 그게 업무방해죄가 되나요?

과거와 지금은 사건도 다르고, 내용도, 결도 다르다, 이런 항변을 할 수도 있겠지만 중요한 건 대통령과 관련한 의혹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실망감과 상처는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순간포착이었습니다.

김민지 기자(m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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