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이제 이번 사면이 대선에 몰고 올 파장을 짚어보죠. 박근혜 전 대통령 측의 유영하 변호사가 오늘 박 전 대통령 입장을 밝혔는데, 국민의힘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한 마디가 있었다고요?
네, 일단 듣고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유영하 / 변호사](박근혜 전 대통령 측)
"질병 치료에 전념해서 빠른 시일 내에 국민 여러분께 직접 감사 인사를 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국민의힘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 바로 '직접 감사 인사를 드리겠다'고 한 대목입니다.
감사 인사가 정말 감사 인사로 끝나거나 윤석열 후보 중심으로 똘똘 뭉쳐 반드시 정권교체를 해달라는 메시지가 담기면 야권에서는 문제가 없겠지요.
하지만 자신을 수사했던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비판하는 내용이 담긴다면 보수진영 결집에 악재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당장 국민의힘은 박 전 대통령 사면을 '이간계'라고 경계하기 시작했습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야권을 분열시키려는 이간계로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과 윤 후보를 갈라놓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사면하지 않아 과거 친이계와 친박계의 갈등을 다시 조장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겁니다.
오늘 윤 후보는 신중한 모습이었습니다.
[윤석열 / 국민의힘 대선 후보]
(복권 조치도 됐는데 정치를 앞으로 할 수 있는데 복당 여론이 있다면?) 일단 건강 먼저 회복하시는 게 우선 아니겠습니까. 너무 앞서나가는 것보다..."
Q. 청와대는 이간계가 아니라 통합 차원이라고 하던데요. 이명박 전 대통령을 사면 대상에서 뺀 이유도 나름 있다고 하고요.
청와대는 이명박 전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에 비해 건강 상태가 양호하고 수감 기간도 짧다는 이유를 댔습니다.
수감기간은 박 전 대통령은 4년 9개월이고, 이 전 대통령은 2년 1개월이 조금 넘습니다.
과거 친이명박계가 청와대 설명을 곧이곧대로 들을리 없겠지요.
친이계는 정략적 사면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이재오 / 전 특임장관]
"현 정권인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계산이 깔려있는 사면인데, 이명박 대통령 같은 경우는 구속할 때부터 정치보복이니까."
더 나아가 '1+1 사면'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현재 수감중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사면 복권할 것을 대비해서 이 전 대통령을 함께 사면해 비판을 막아보겠다는 속셈이라는 겁니다.
[권성동 / 국민의힘 의원]
"결국 문재인의 마지막 사면은 김경수다. 왜냐면 정치적으로 보은을 해야하기 때문에. 그때 김경수만 사면 하면 확정된지 얼마 안됐으니까 정치적 비난 피하기 위해 이명박을 남겨둔게 아닌가…"
물론 청와대는 억측이라고 일축하고 있습니다.
Q. 야당은 박 전 대통령을 전격 사면한 게 한명숙 전 총리를 복권하기 위해서라는 주장도 해요. 한 전 총리만 복권하면 형평성 등 문제제기를 할 수 있으니 박 전 대통령을 함께 사면한거다, 이런 논리인데요. 실제 문재인 대통령이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해 각별한 건 맞지요?
문 대통령, 대법원 판결 당시에 이렇게 강하게 발반한 바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지난 2015년)
"참담한 심정입니다. 대법원 판결에 대해서 실망이 아주 큽니다. 요즘 일련의 사건 판결들을 보면 검찰의 정치화에 이어 법원까지 정치화되었다는 우려를 금할 수 없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 사면 복권한 두 사람, 이번 대선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인물인 건 틀림 없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보수 진영을 대표한 인물이었고, 한명숙 전 총리는 친노의 대모잖아요.
두 사람이 75일 남은 대선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궁금해집니다.
잠시 후 스튜디오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나올 예정인데요, 국민의힘은 이번 사면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이현수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