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 TV의 방영중단으로 표현의 자유 논란을 일으킨 지미 키멜 심야 토크쇼 진행자. 사진출처: AP/뉴시스
우파 청년 활동가 찰리 커크 암살사건 관련 발언으로 방송 중단 처분을 당했다가 복귀한 미국의 심야 토크쇼 '지미 키멀 라이브!'가 10여년 만에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현지시각 어제 미 언론들이 시장조사업체 닐슨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간밤 ABC 채널에서 방송된 '지미 키멀 라이브' 전국 시청자 수가 626만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해당 프로그램의 지난 2분기 평균 시청자 수가 177만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배에 가깝게 폭증한 수치입니다.
동시간대 18∼49세 성인 시청자층에선 이 프로그램 시청률은 0.87로, 10여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ABC방송 모회사인 디즈니는 이 방송 영상이 유튜브와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2600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진행자 키멀의 커크 관련 발언으로 정치적인 논란이 일자 지난 17일 키멀 쇼의 방송 중단을 발표했던 ABC방송은 지난 22일 이를 번복해 방송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지역에서 ABC 계열 방송국 도합 70여곳을 보유한 미디어 기업 넥스타와 싱클레어는 이 프로그램을 계속해서 방송하지 않겠다고 발표해 시애틀과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내슈빌, 뉴올리언스 등 여러 주요 도시에서 지상파로는 이 프로그램이 방영되지 않았습니다.
외신에 따르면 방송 중단이 지속된 권역은 미 전역의 23% 범위에 달합니다.
키멀은 이번 복귀 방송에서 표현의 자유가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라고 강조했습니다.
키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ABC의 방송 중단 발표가 처음 나온 직후 자신에 대해 "그는 해고됐다. 그는 재능이 없고 시청률도 없었다"고 깎아내린 발언 장면을 보여준 뒤 "감사하다"면서 "그는 나를 없애려고 최선을 다했지만, 결국 수백만명이 이 쇼를 보게 만들었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키멀은 트럼프 대통령이 방송 중단을 환영한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 "우리 지도자는 농담을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에 (방송 제작진 등) 미국인들이 생계를 잃는 것을 축하한다"며 "만약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거나, 그런 조짐이라도 보인다면 여러분이 이번 주에 했던 것보다 10배는 더 큰 목소리로 항의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이어 "이 쇼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가 이런 프로그램을 볼 수 있는 나라에 살게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