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엔 거인이 산다, 두둥

2025-10-15 09:00   사회,문화


"저거 사람 아니야?" "저게 뭐지?"
광화문을 오가는 시민들은 실루엣의 정체를 두고 수군거렸다.

광화문 지하철 5번 출구 앞, 동아미디어센터 빌딩 외벽. 거대한 실루엣이 움직이고 있었다. 광화문 사거리를 지나던 사람들이 멈춰섰다. 누군가는 깜짝 놀라며 고개를 들었고, 휴대폰 카메라를 황급히 켜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때, 천이 찢어질 듯 움직이며 그 안에 감춰진 실루엣이 드러났다. 정체 모를 무언가가 막 튀어나오려는 듯 꿈틀거렸고, 하얀 천 위로 손가락의 윤곽이 선명히 드러났다. 손가락이 한 번, 두 번 꿈틀거리더니 거대한 손바닥이 천을 찢고 나왔다. 모두가 숨을 삼키는 그 순간, 그곳에는 거인이 있었다.

거대한 생명체의 진짜 정체는, 광화문 동아미디어센터(DDMC)에 새로 설치된 초대형 미디어 전광판 룩스(LUUX)에 살고 있는 거인, 두둥(DooDoong).


두둥은 거대한 팔로 하늘을 휘저으며, 마치 바람과 장난을 치는 듯 움직인다. 비밀스럽던 미디어 아트는 어느새 도심 한가운데의 유쾌한 존재로 바뀌었다. 두둥을 제작한 채널A B&C 유지상 부문장은 "룩스는 압도적인 크기가 핵심 포인트인데, '크다'는 것을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두둥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두둥 프렌즈(DooDoong Friend's)가 사는 새로운 세계, 룩스는 가로 50m, 높이 60m, 크기 3000㎡의 압도적인 규모감을 자랑하는 서울 도심 최대 크기의 미디어 사이니지다. 국내 유일의 3개면 뷰포인트로 서울 시청과 서대문, 광화문 광장 방면 등지에서도 모두 노출된다는 것이 특징. 즉, 광화문 사거리 어디에서나 커다란 크기의 거인 '두둥'을 마주할 수 있다는 뜻이다.

광화문 일대 하루 유동 인구는 50만 명 이상. 통과하는 차량만 10만 대 이상의 국내 최대 문화·상업 공간이다. 거인 두둥은 이 곳에서 하루에 최소 50만 명의 시민들을 만날 예정이다.


두둥은 자신의 얼굴에 매직펜으로 낙서를 하고, 웃는 입과 볼 터치를 그려 넣는다. 두둥이라는 이름 그대로 두둥실 떠올라 날씨를 알려주기도 한다. 앞으로 두둥은 몸 안에 꽃이 피어나는 두둥, 몸에 물이 가득 찬 두둥 등 더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할 예정. 매일 오전 6시부터 자정까지, 언제든 룩스에선 두둥이 등장하는 모습을 만날 수 있다.

기사 : 곽정아 디지털랩 기자
제작 : 신준모 디지털랩 CD
그래픽 : 김혜빈 디지털랩 디자이너

곽정아 기자 kwak@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