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카메라]“상상하며 달리면 보이는 듯”…특별한 마라톤 완주기

2025-10-14 19:31   사회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앵커]
눈을 감고 달리는 상상, 해본적 있으신가요.

덜컥 겁부터 날 것 같은데요.

7년 전 시력을 잃은 장애인이 21km 하프마라톤에 도전했습니다.

예전에 봤던 한강을 상상하며 달리면 마치 보이는 듯 했다는데요.

그 여정에 <현장카메라> 강태연 기자가 동행했습니다.

[기자]
이 수많은 사람들의 도전과 다르지 않습니다.

곁에서 함께 달리는 동료가 있을 뿐입니다.

[현장음]
"오른쪽 (눈)은 이제 빛 밖에 인지가 안 되고요. 왼쪽은 실루엣, 움직임 정도로 느껴지는…"

서울레이스 21km 도전을 위해 8주를 준비했습니다.

"서울레이스 출발합니다."

목표는 95분 만에 완주하는 것.

서로의 손목을 이은 끈이 큰 힘이 될 겁니다.

[현장음]
"시각(장애인) 러너분들이랑 같이 잡고 뛸 수 있는 줄인데요."

조은경 씨의 눈이 되어줄 사람들.

한 명은 손목을 이어 나침반이 되어주고, 한 명은 앞서 달리며 길을 내어줍니다.

[현장음]
"언니 왼쪽 살짝 돌아요. 살짝 울퉁불퉁!

"뒤에서 (취재진) 숨소리가 거칠어진다 하하하"

평범한 직장인으로 40년을 살았습니다.

7년 전 시각장애 판정 앞에 더 무력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현장음]
"망막색소변성증이라고 나왔고…내가 이제 이 세상에서 쓸모없는 인간이 됐구나. 죄송해요. 옛날 생각하니까."

세상에서 숨어버렸던 은경 씨를 다시 꺼내준 건 달리기였습니다.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현장음]
"대교를 건너가고 있어. 그러면 한강 물이 흐르고 이런 걸 제가 상상을 하면서 뛰니까 저도 그냥 보면서 뛰는 거 같은 그런 느낌이 들거든요."

[현장음]
"5, 4, 3, 2, 1"

이제, 그녀의 도전을 마주합니다. 

[현장음]
"서울레이스 출발합니다!"

[현장음]
"왼쪽에서 시각장애인 좀 지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파이팅!"> "파이팅!"

[현장음]
"누나 여기 물 오른쪽" <"오케이, 오른쪽">

[현장음]
"우리 피니시에서 만세하고 들어가자." <"좋아요!"> <"체력 있어?">

[현장음]
<"달려야 돼 달려야 돼! 300m 300m!"> <"바닥 울퉁불퉁. 바닥 울퉁불퉁."> <"언니 이제 100m 질주!">

[현장음]
"하 고생했어."

[현장음]
<"1시간 48분.">

[현장음]
"조은경 자랑스럽다. 이 나이에 애썼다. 매일 도전 그리고 그날그날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

그녀의 다음 도전 11월 전국체전입니다.

현장카메라 강태연입니다.

PD: 엄태원
PD: 안현민

강태연 기자 tango@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