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딸 둔 다둥이 아빠…장기기증으로 7명에 새 삶

2026-04-03 19:50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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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백일 된 막내를 포함해 세 아이의 아버지였던 30대 가장이 7명에게 새 생명을 나누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스무 살 무렵부터 생명 나눔을 약속했던 고인의 뜻에 따른 건데요.

자신을 기꺼이 내어주며 이웃들에게 '내일'을 선물한 사연, 김동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현장음]
"생일 축하합니다."

세 자녀를 둔 30대 가장 김겸 씨.

지난 2월 교회 예배 도중 갑자기 뇌출혈로 쓰려졌습니다.

김 씨는 뇌사 상태에 빠졌고, 가족들은 긴 고민 끝에 장기기증을 결정했습니다. 

고인이 2007년 희망 등록을 해 둔 뜻을 따르기로 한 겁니다.

[손주희 / 유족]
"남편의 신분증에 붙어 있는 장기 기증 스티커가 생각이 났었거든요.스티커가 붙어 있는 거를 계속 결혼 생활하면서 봐왔기 때문에."

김 씨는 심장과 폐 등을 기증해 총 일곱 명에게 새 삶을 선물했습니다. 

이제 막 100일이 지난 막내딸을 포함해 세 명의 자녀는 엄마에 의지해 세상을 살아가야 합니다. 

[손주희 / 유족]
"'아빠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이런 얘기를 하고 '아빠는 왜 먼저 간 거야?' 이렇게 약간 서운해 하기도 하고…"

[현장음]
"아빠 가만히 있을게 한번 공 차봐."

앞으로의 걱정도 있지만, 아직은 남편과의 지나간 시간에 대한 생각이 더 많습니다. 

[손주희 / 유족]
"남편한테 못 해준 게 생각 날 때. 남편도 나름 힘들고 한 부분이 있을 텐데 많이 헤아려주지 못했던 거 같다."

하지만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새 삶을 준 결정에 대해선 확신이 있습니다. 

[손주희 / 유족]
"만약에 내가 누워 있다면 우리 남편은 어떤 선택을 할까 막 이런 것도 많이 생각하고 나는 어떤 걸 원할까 이런 것도 생각 많이 했어요."

채널A 뉴스 김동하입니다.

영상취재: 김정환
영상편집: 최동훈

김동하 기자 hdk@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