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공주도 입대했다…한국에서도 ‘여성 징병제’가 될까? [런치정치]

2026-08-22 10:46   정치


덴마크가 최근 여성을 징집 대상에 포함한 새 징병제를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러-우 전쟁 장기화, 미국의 그린란드 병합 압박에 국방력이 아쉬워지면서 징집 대상을 늘린 겁니다. 이에 따라 이달 초 덴마크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이사벨라 공주가 11개월 무보수로 군 복무를 시작했습니다.

병력 감소 위기에 놓인 우리 군 안팎에서도 다양한 징병제 개편 아이디어가 거론됩니다. 지난 2019년 33만 명이었던 병력 자원은 오는 2043년 12만 명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이디어 중 하나로 거론되는 '여성 징병제'. 현재 여성은 장교와 부사관으로만 선발돼 일반 병사로는 복무할 수 없는데, 일반 병사로도 입대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자는 겁니다.

 여군 의장대(출처: 뉴스1)

10명 중 6명 찬성…여성도 과반 긍정

지난 18일 개혁신당 개혁연구원이 전국 만 18세 이상 1006명에게 여성 징병제에 찬성하냐고 물었습니다. 찬성이 59.6%, 반대가 34%였습니다. 여성 응답자 중에서도 과반이 넘는 54.5%가 찬성했는데요.

"왜 우리는 현역병으로 갈 수 없느냐"고 묻는 여성들이 늘고 있는 걸로 풀이됩니다.

초기에는 '남성만 군대에 가는 건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남성들의 주장이 주를 이뤘죠.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남녀 형평성에 대한 문제제기 보다는 병력 자원 감소 문제가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논의는 쉽지 않습니다. 여성이 본격 입대하기 시작하면 남성 중심으로 설계된 군 시설을 바꿔야 하고, 임신이나 출산 관련 제도도 손봐야 할테니까요. 여성이 대거 입대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성범죄 등 대응체계가 미비한 점도 변화를 가로막는 요소입니다.

이렇다 보니 홍소영 병무청장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여성 징병제 논의와 관련해 “국민적 공감대 형성과 군 복무 여건 개선 등을 고려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현재 정책 검토 대상이 아니라고 선 긋기도 했는데요.

그간 여성의 사병 자원 복무를 가능하게 하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반영된 병역법 개정안이 발의됐었지만, 번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지난해에도 국민의힘은 여성 역시 현역병으로 복무할 수 있도록 하는 병역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습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군 내 여성의 역할은 미래전과 접목해서 봐야 한다. 지휘통제를 한다거나, 무인 무기를 다루는 식의 역할에서 수요가 있다"며 "이스라엘에서는 실제로 그런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여군 ROTC 홍보 모습(출처: 뉴스1)

'선택적 모병제' 집중하는 정부…"시야 넓혀야"

이재명 정부는 병력 자원 개선을 위해 '선택적 모병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병역의무는 유지하되 단기 징집병과 기술집약형 부사관 중 복무 형태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제도입니다.

약 3천 명 정도의 기술집약형 부사관을 선발할 예정입니다. 만약 기술집약형 부사관을 선택하는 사람이 충분치 않으면, 필요한 인력을 채울 수 없는 한계가 있습니다.

앞서 개혁연구원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선택적 모병제가 병력 충원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은 전체의 49.9%.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응답(42.7%)보다 많았습니다.

물론 선택적 모병제가 실제 '모병제'를 도입하기에 앞서 리트머스 시험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됩니다. 부사관 대우를 어느 정도까지 확충했을 때 모병제가 현실화 가능한지 점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같은 맥락에서 여성 징병 도입을 놓고도 정부가 한 발 나아간 시도를 해 볼 필요가 있단 목소리가 나옵니다. 육군사관학교는 지난해 여성 징병제 안전 도입 연구에서 △사회적·경제적 유인책 강화 △과학기술 기반 개인 전투력 향상 △사회적 인식 변화를 위한 전략적 홍보 등 구체적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김정근 기자 rightroot@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