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유엔대표부 전화했더니 ‘김정은 조롱’ 메시지…해킹 정황

2026-10-07 14:08   정치,국제

 북한 유엔 대표부가 입주해 있는 미국 뉴욕의 유엔 외교센터 건물. 사진=뉴시스

미국 뉴욕에 있는 주유엔 북한대표부의 음성사서함이 해킹돼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조롱하는 메시지로 바뀐 정황이 포착됐다고 6일(현지시간) CNN이 보도했습니다.

CNN에 따르면 유엔 회원국 명부에 주유엔 북한대표부 연락처로 등록된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 음성사서함으로 연결하면 현재 북한을 조롱하는 내용의 녹음 메시지가 나옵니다.

CNN 취재진은 지난달 북한대표부에 연락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이를 확인했다고 전했습니다.

해당 녹음 메시지에선 높은 톤의 목소리가 동아시아인의 영어 억양을 희화화하면서 북한의 만성적인 식량난과 김 위원장을 조롱합니다.

김 위원장에게 연락하려면 메시지를 남기라는 취지의 발언과 함께 북한 주민의 굶주림을 비꼬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이후 자동 안내 음성이 음성사서함이 가득 찼다고 알립니다.

음성사서함이 변경된 시점은 적어도 2023년 11월 이후로 추정된다는 게 CNN의 설명입니다.

CNN은 북한대표부에 이메일로 음성사서함 해킹 여부를 문의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이후 취재진이 뉴욕 맨해튼의 북한대표부 사무실을 찾아가 해당 녹음 메시지를 들려주자 한 남성 직원이 놀란 표정으로 메시지를 끝까지 들은 뒤 "이것은 우리 전화번호가 아니다"라고 말하고 문을 닫았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음성사서함 탈취는 복잡한 해킹 기술이 없어도 가능하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스페인의 사이버보안 연구자 마르틴 비고는 "40달러만 있으면 4자리 PIN을 사용하는 음성사서함에는 확실히 접근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북한대표부의 통화 기록 등에 접근하지 않는 이상 누가 음성사서함을 변경했는지 규명하긴 사실상 어렵습니다.

윤승옥 기자 touch@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