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8천억 지원에도 참패한 美공화당…머스크, 게시물 삭제

2026-11-05 11:30   국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달 8일 워싱턴의 미국평화연구소에서 열린 행사에서 일론 머스크에게 국가과학메달을 수여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실리콘밸리 억만장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 후보들을 지원하기 위해 6억 달러(약 8000억원) 이상을 쏟아부었지만 선거 참패로 이어졌습니다.

인공지능(AI)과 빅테크의 영향력 확대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감이 커지면서 막대한 정치자금도 민주당의 압승을 막지 못했다는 평가입니다.

4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실리콘밸리 억만장자들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들을 지원하기 위해 거액을 지출했지만, 민주당은 상·하원 모두에서 다수당을 차지했습니다.

머스크는 이번 선거에서 가장 많은 돈을 쓴 기술업계 인사 중 한 명으로, 상·하원 선거에 4억7000만 달러(약 6294억원) 이상을 투입했습니다.

이 가운데 절반 가까이는 텍사스주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 켄 팩스턴을 지원하는 데 사용됐지만, 팩스턴은 민주당의 제임스 탈라리코 후보에게 패배했습니다.

벤처캐피털 투자자인 마크 앤드리슨과 벤 호로위츠도 9000만 달러(약 1200억원) 이상을 지출했습니다.

오픈AI 공동 창업자 그레그 브록먼과 그의 아내는 친트럼프 정치단체 '마가(MAGA) Inc'와 친AI 정치활동위원회(PAC) '리딩 더 퓨처'에 각각 2500만 달러(약 335억원)씩 총 5000만 달러(약 670억원)를 기부했습니다.

그러나 기술업계가 지원한 공화당 후보들이 잇따라 패배하면서 막대한 선거자금의 효과는 제한적이었습니다.

리딩 더 퓨처가 250만 달러(약 33억원)를 지원한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 달린 그레이엄도 낙선했습니다.

가상자산 업계가 지원한 슈퍼팩 '페어셰이크' 역시 민주당의 셰러드 브라운 후보를 저지하기 위해 5000만 달러(약 670억원) 이상을 광고비로 지출했지만, 브라운의 상원 복귀를 막지 못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는 AI 데이터센터 건설과 빅테크의 영향력 확대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발이 주요 변수로 작용했습니다.

NBC 출구조사에 따르면 유권자 과반은 AI 데이터센터 문제를 투표 결정에 중요한 요인으로 꼽았습니다.

인플레이션과 이란 전쟁에 대한 불만도 민주당 지지세를 키운 요인으로 분석됐습니다.

민주당의 승리로 기술업계에 대한 규제 압박도 커질 전망입니다.

한편 머스크는 민주당의 압승이 확실해진 뒤 유권자들에게 "오늘은 공화당에 투표하라"고 독려했던 엑스(X) 게시물을 삭제했습니다.



윤승옥 기자 touch@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