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A]“현관문이 안 열려” 임대아파트 거주자의 설움

2013-01-07 00:00   사회,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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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여)아파트인데 현관 앞에 눈이 쌓이고
얼음이 어는 곳이 있습니다.

황당하시죠?

바로 한국토지공사가 지은 16층 이상 국민임대아파트 이야깁니다.

(남)저소득층 서민과 노인들이 많이 사시는 곳인데요.

도대체 어떻게 된 사연인지,
박소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복도식 국민임대아파트에 사는 70대
최용희 씨.

3일 전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아침 일찍 외출하려는데 현관문이 꽉 닫혀 열리지 않은 겁니다.

집 안팎의 심한 온도차로 문에 습기가 차면서 그대로 얼어버렸습니다.

[인터뷰 : 최용희/경기도 파주 국민임대아파트 거주자]
“지금 여기 다 녹아서 그렇지 여기 쫙 얼었다니까요. 저번에. 그러니까 이게 아무리 밀어도 안 열리지.”

작년 겨울에는 아파트 복도 살얼음에 미끄러지면서
발목을 크게 다쳤습니다.

[인터뷰 : 최용희/경기도 파주 국민임대아파트 거주자]
“많이 오래 갔어요. 몇 달 갔어요. 인대가 늘어져가지고.”

같은 아파트에 사는 이승진 씨도 아찔한 경험을 했습니다.

큰 아이는 지난달 복도 살얼음에, 작은 아이는 지난 여름 복도에 흥건히
찬 비에 미끄러져 병원 신세를 졌습니다.

[인터뷰 : 이승진/경기도 파주 국민임대아파트 거주자]
“얘 머리가 좀 많이 부었더라구요. 병원에 바로 데리고 갔죠. 의사가 큰일 날 뻔 했다고.”

[스탠딩 : 박소윤 기자]
“중소형의 국민임대아파트는 대부분이 복도식입니다.
아무런 가림막이 없어 눈이 오면 고스란히 쌓이고 한파가 이어지면 얼음이 돼 주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

주민들은 3년째 한국토지주택공사에 복도 새시를 설치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아파트단지 내 16층 이상 동에는 소방법상 복도 새시를 설치할 수 없다는 이윱니다.

새시를 설치하려면 아파트에 비상특별계단과 스프링쿨러 등
재연설비를 갖춰야 하기 때문입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예산 부족으로 어렵다고 설명합니다.

[인터뷰 : 방대선/한국토지주택공사 서울지역본부 부장]
"특별피난계단을 짓는다고 하면, 그만큼의 공사료랄까 설치에 대한 비용, 그 다음에 시간 그런게 많이 걸리겠죠."

[인터뷰 : 이종인/해당 국민임대아파트 동대표회장]
"15층까지만 새시를 해달라. 그 위에는 안 해줘도 좋으니까. 근데 형평의 원칙에 어긋나기 때문에 안 된다는 거죠. "

새시가 설치되지 않아 곤란을 겪는 국민임대아파트는
수도권에 24개 단지에 이릅니다.

[인터뷰 : 박정서/경기도 수원시 국민임대주택 거주자]
"눈 오고 비 오면 사람이 다닐 수가 없고 벌벌 기어다니니까 이거는 샤시를 해줘야 된다 그런 얘기예요."

국민임대아파트에 거주하는 노인과 서민들은 한파에 집 밖에 나서기를 두려워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박소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