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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특검법 합의 파기’에 국민의힘 속으론 웃었다? [런치정치]

2025-09-13 12:00 정치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와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가 지난 10일 오후 국회에서 특검법 수정안 합의 발표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출처=뉴스1)
"향후 모든 국회 일정 파행에 대해선 민주당이 책임져야 합니다." (11일,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

"일부 당내 이견이 있다고 번복하면 정국이 급냉할 것입니다."(11일, 곽규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

여야 원내대표가 지난 10일 저녁 합의한 3대 특검법 수정안이 하루 만에 파기되자 국민의힘, 민주당을 향해 맹공을 퍼부었죠.

겉으로 보기엔 무척 격앙된 듯 합니다. 합의안 파기 비난하며 대여 투쟁에 나섰죠. 국민의힘은 이번 사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 11일 의원총회에서 '특검법 합의 파기'를 규탄하고 있다. (출처=뉴시스)
"與 자중지란 뉴스로 뒤덮여"

거센 반발과 달리, 국민의힘 내부에선 "여당의 일방적 합의 파기가 나쁘지 않다"는 반응이 나옵니다. 정청래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 '당 투톱' 갈등을 넘어 "(개정안 합의를) 실제로 몰랐다"고 한 이재명 대통령과의 불협화음까지 노출됐다고 보는 겁니다.

한 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당내 투톱의 기싸움에 의원들까지 가세해 자중지란하고 있다"며 "뉴스도 다 내부 갈등으로 뒤덮여 있지 않느냐"고 관전평을 전했습니다.

또다른 초선 의원은 "저쪽(민주당) 상황이 너무 재미있지 않느냐"며 "대통령 취임 100일이란 이벤트에 어떻게 저렇게 갈라설 수 있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했습니다.

"우리 해산시키겠다는 與와 무슨 합의" 당원 반발

국민의힘이 속으론 웃은 이유,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국민의힘 내에서 "여당과 특검법을 두고 합의하는 게 맞냐"는 의견도 적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율사 출신 한 의원은 "우리 당이 특검법 자체를 부정하고 있는데, 그 개정안을 두고 합의한다는 건 결국 특검법에 정당성을 부여해주는 셈"이라며 "왜 저런 합의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국민의힘 강성 지지자들도 반발했습니다. TK가 지역구인 한 의원은 여야 합의 소식에 "나는 무조건 특검법 합의는 했어야 한다는 입장"이라면서도 "우리를 해산하겠다고 들어오는 민주당과 무슨 대화냐고 항의하는 지역 당원들 연락을 엄청 받았다"고 털어놨습니다.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도 "결국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잡아넣은 것으로 퉁치고 이재명 대통령이 바라는 금융위 개편을 합의해준 것", "특검 수사 기간 연장 저지를 빌미로 금융감독위원회 등 국가 중대사의 위법성을 용인하는 지도부"라는 비판이 올라왔습니다.

 국민의힘 당원게시판에 여야 특검법 수정안 합의에 대한 비판 글이 올라왔다.
"특검법에 무대응했어야" 지적도

또 "여당이 특검으로 강공드라이브를 걸수록 국민들의 피로도만 커진다"며 "특검법에 무대응 원칙으로 가는 게 맞다"고 주장하는 의원들도 여럿 있었습니다.

한 지도부 의원마저 이렇게 설명하더라고요. "민주당의 특검 공세는 결국 '제 살 깎아먹기'일 수밖에 없어 우리로선 합의하지 않고 그냥 두는 게 좋았다"고요.

게다가 국민의힘이 특검법 수정안과 맞바꿨던 '금융감독위원회 설치' 역시 그간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공개 반대하던 내용이었습니다.

국민의힘 소속 정무위원들은 채널A와의 통화에서 "대(大)를 위한 협상은 가능하다"며 크게 문제삼지는 않는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이해당사자인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 직원들이 집단 반발한 상황에서 당 관계자도 "내부 반대가 심한 만큼 우리로서도 쉽게 내줄 문제는 아니었다"고 했습니다.

협상을 주도한 송언석 원내대표 역시 '특검법 합의를 하는 게 맞느냐'는 우려를 사전에 접해 대응방식을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결과적으론 국민의힘, 민주당의 합의 파기로 협상에 대한 당내 이견을 잠재우고 '대여 투쟁'의 명분을 얻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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