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A]그때 그 사람/‘고바우 영감’ 김성환 화백

2013-02-01 00:00   문화,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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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남) 58년 전 바로 오늘이죠.
국내 최초의 시사 연재 만화
'고바우 영감'이 동아일보에 선을 보였습니다.

1955년 2월 1일자에 연재를 시작한 뒤
50년 가까이 이어진
최장수 만화입니다.

(여) 그때 그사람, 최근
만화로는 처음으로
문화재로 지정된 '고바우 영감'!
김성환 화백을
이정연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이정연 기자]
"선생님 안녕하세요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Q. '고바우 영감' 탄생기

[김성환 화백]
"그때는 모나리자라는 다방에 다 모였어요.화가, 문사, 삽화가, 시인이고 다 거기 모였는데 거기 앉아있는데 시인 이상로씨가 들어오대요. 나보고 손을 번쩍 들어요. 자네 우리 신문(동아일보)에 만화 좀 그려주게. 원고료고 뭐고 따질 틈도 없대요. 이틀 후부터 나왔죠."

Q. 서슬퍼런 시대, 혹독한 검열

[김성환 화백]
"강이지를 그려도 강아지를 자기네다 이렇게 해석을 하니.
나도 해석을 안했는데 보면 이거를 왜 저사람들이 안된다고 했나 누구든지 갸우뚱해요. 아니면 아예 피해망상증 환자들이 검열을 했나 이렇게 해석을 해요."

Q. 네 컷 만화의 폭발적 인기

"(하루) 안 실리니까 아우성이 났어요. 하루 종일 신문사 전화가 불이 났어요. 전부 고바우 왜 안나오냐고. 그걸 제일 먼저 알고 정보부에서 쇼크를 받은 모양이대요. 그 다음날 만나자고 해서 이제 간섭 안 할테니 그려달라고."

Q. '촌철살인' 회고하니

[김성환 화백]
"(한 보좌관이) 우리 장관님이 만화만 보시면 안절부절, 일이 안된다고 하루종일 일어났다 앉았다 하고 얼굴이 시뻘게지고 너무 과잉반응을 하시는데 이러다 진짜 일이 생길 것 같다고.
자기를 ‘둔마’라고, 둔한 말에 비유한 걸 가지고 그런 것 같아요.
그런데 결국 쓰러져버리대요. 좀 미안하게 생각되대요."

Q. 실세도 떨게 한 거인

[김성환 화백]
"수사받을 때 내가 한번 맞아볼까하고 기념으로. 반말을 했더니 오히려 조용해지대요. 막 윽박지르고 욕하다가. 자기네들끼리 회의까지 한 모양이에요.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것 같다. 조심해야겠다.
그 다음부턴 욕도 안하고 점잖아지대요."

[이정연 기자]
"박근혜 당선인이 되는걸 보시면서 특히 좀 소회라고 할까요, 남달랐을 것 같아요."

[김성환 화백]
"박통은 아마 나에 대해서 썩 좋진 않았을 것 같아요. 비판을 자꾸 하니까 박통이라고 써놓진 않아도 누구든지 그렇게 해석하는데 어떡해요.
파티에서 아주 옛날에 본 적이 있는데 모르겠어요. 고운 눈으로 본 것 같지는 않던데. 몰라요. 허허 우연히 그날 부모님이 내 욕을 했는지는 몰라도 허허허"

Q. 머리카락 한 올의 철학

"일반적인 만화에는 눈이 동그랗게 되거나 입을 크게 벌리거나 뭐 희로애락을 다 표정으로 그리는데 나는 일체 없애고 머리털로 전부 표정을 나타내려고 그랬거든. 표정을 다채롭게 하는건 누구나 하는거니까 나는 전혀 다른 아이디어를 낸거죠."

채널A 뉴스 이정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