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심야 비상 의원총회에선 당 지도부가 주도하는 김문수 대선 후보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간 단일화 추진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취재됐습니다.
복수의 참석자에 따르면, 윤상현 의원은 7일 비공개 의총에서 "김문수 후보 측이 전국위 개최 금지 가처분 신청에 들어갔고 법적소송으로 가면 당은 나락을 떨어질 것이다. 꼴불견이 된다"고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어 "기존 후보들의 반발 문제도 그렇고 법적인 문제도 있다"며 신중하게 단일화를 추진해야한다고 말했습니다.
김기현 의원 역시 무리한 단일화 추진에는 우려 입장을 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의원은 "당헌 당규에 명시돼 있지 않은 걸 확대해석 했을 경우 선거에서 질뿐만 아니라 당의 정체성도 지키지 못하게 된다"고 우려했다고 합니다. 또 "(대선에서) 지더라도 깔끔하게 제대로 해야 회생할 기회가 있는 것"이라며 원칙을 최대한 지켜가며 후보를 설득할 것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권성동 원내대표와 함께 단식에 동참한 김미애 의원도 당 지도부가 제시한 당규 74조 2항 규정과 관련해 우려를 표하며 "법치주의는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나경원 의원은 "국회의원 후보 등록은 당 공천장이 있어야 되지만 대통령 후보 등록은 당의 공고로 가능하다"며 법적 문제를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이 같은 우려에 대해 "내부적으로도 법률적 검토를 다 했다"면서도 "후보들의 진성성을 믿어보고자 했지만 잘 안지켜진 면이 있었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그러면서 TV 토론과 여론조사를 추진하겠다고 공식화했습니다.
다만 의원들이 우려한 당규 74조 2항과 관련해선 좀 더 신중하게 들여다보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당 내부적으로는 단일화에 대한 김문수 후보 입장이 조금씩 열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나옵니다.
권 위원장은 비공개 발언에서 "조금의 변화 가능성도 있어보인다"면서도 "일단 당이 준비하는 건 그래도 진행시키되, 변화 가능성도 기대해보자"는 취지로 의총을 마무리했습니다.
사실상 당은 단일화 최후 압박에 돌입했다는 분석입니다. 단일화 불발을 대비해 최종 결선 준비 나서는 한편, 김문수 후보와의 마지막 대화를 이어가는 '투 트랙' 전략입니다.
한편 김문수 후보 측은 이 같은 당 움직임에 대해 "후보간 단일화지 당이 하는 경선이 아니지 않냐"며 "최종 결선을 하고자한다면 이 역시 당원들에게 의사를 물어야 하고, 그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다면 대화 테이블에 앉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홍지은 기자rediu@ichannela.com 김민곤 기자 imgone@ichannela.com 백승연 기자 bsy@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