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대영 “석화업계 안일한 인식, 보따리부터 내놓으라는 격”

2025-08-21 17:24   경제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석유화학업계를 향해 "물에 빠지려는 사람을 구해주는데 보따리부터 내놓으라고 한다"며 작심 발언을 했습니다.

권 부위원장은 오늘(21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을 비롯해 산업은행과 IBK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을 소집해 '석유화학 사업재편 금융권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권 부위원장은 석유화학계 일각에서 정부의 '선(先) 자구노력 후(後) 지원' 방침에 대해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일침을 놓았습니다.

권 부위원장은 "어제 산업부 방안이 발표됐고, 1년간 지지부진했던 논의를 어제 매듭지었다"며 "그런데 석유화학 업계에서 상당히 볼멘소리가 들리더라"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안이한 인식에 대해 정부로서는 유감을 표한다"며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선 자구 노력과 채권단의 협조가 유기적으로 질서정연하게 진행돼야 이 문제를 유능하고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권 부위원장은 "지금은 얼어붙은 강을 건너는 때"라며 "줄을 묶고 함께 건너면 정부가 손을 잡아주겠지만 홀로 걸어가면 얼음이 깨질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권대영 부위원장은 "석유화학산업은 우리나라 산업경쟁력의 근간을 이루는 기간산업으로서 포기할 수 없는 산업이지만, 더 이상 수술을 미룰 수 없는 처지가 됐다"며 "모두가 참여하는 사업재편을 시작해야 한다. '스웨덴 말뫼의 눈물'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스웨덴 말뫼의 세계적 조선업체 코쿰스는 1987년 파산하면서 당대 최대 코쿰스크레인이 현대중공업에 1달러에 매각됐고, 2002년 철거됐는데 이는 스웨덴 조선업 쇠퇴를 상징합니다. 국내 석유화학 업계도 이같은 상황까지 왔다는 뜻으로 인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권 부위원장은 사업재편의 기본 원칙으로 △철저한 자구노력 △고통분담 △신속한 실행을 언급했습니다. 또 "성공적인 사업재편을 위해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석유화학기업은 자기 뼈를 깎는 자구노력과 구체적이고 타당한 사업재편계획 등 원칙에 입각한 '행동'을 보여 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권 부위원장은 "사업재편 계획이 확정될 때까지는 기존여신 회수 등 비올 때 우산을 뺏는 행동은 자제해 달라"며 사업재편과정에서 수반되는 지역경제,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금융권의 배려를 요청했습니다. 석유화학업계의 금융권 익스포져(위험노출액)은 약 3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여인선 기자insun@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