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살릴 수 있는데…” 원격의료장비 무용지물

2011-12-07 00:00   사회,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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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혈당 환자 이송중인데요”

“3개까지 쓰면서 얼른 병원으로 이송하시면 될 것 같아요. 지금 환자 상태는 나빠보이지 않고요”

병원으로 가는 구급차 안에서 구급대원이 병원 의료진에게서 의료 지도를 받습니다.

원격 화상 장비를 통해 위급한 환자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며 전문적인 응급처치를 할 수 있도록 돕는 겁니다.

응급환자의 사망률을 줄이기 위해 2년 전 54억원을 들여 전국 150여개 구급차에 설치됐습니다.


"의료지도를 한다던지 하는 게 환자 생명하고 관련이 충분히 있죠.
많이 있죠. 잘만 활용하면 중증외상 같은 경우에 미리 준비할 수 있다는 게 굉장히 큰 것이거든요."

하지만 기대와 달리 실제 사용 실적은 미미합니다.


지난해 구급차 출동 건수 대비 원격화상 의료지도 건수는 0.7%.


올해 들어 사용이 늘긴 했지만 여전히 구급차 한 대당 한달 평균 3차례도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전국 220여개 병원과 소방서가 원격 의료지도에 협력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지만 병원 단말기는 구석에 방치돼 있기 일쑵니다.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의료지도를 할 수 있는 단말기입니다. 이 병원에 설치된 지 2년 가까이 됐지만 실제로 사용한 적은 없습니다.”

장비만 들여놓았을 뿐 병원과 구급대간 충분한 협조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운영 매뉴얼이 없고 의료지도 요청에 응할 수 있는 전담 의료진조차 확보돼 있지 않습니다.


“충분한 풀이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응급 의료진에게도 실시간으로 의료지도한다는 것이 상당히 무리가 따르게 됩니다”

세부적인 의료지도 요청 지침이나 규정이 없어 구급대원도 소극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어떤 지침이나 내용은 없어요.
꼭 받아야만 된다 받지 않으면 뭐 어떤 뭐가 있다 그런 건 없어요.”

이렇게 장비가 구급차에서 잠자는 사이 그 피해는 환자에게 고스란히 돌아갑니다.

최근 한 50대 남성이 심장마비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30분 만에 숨졌습니다.

유가족들은 구급차에서 전기 충격과 같은 적극적인 조치가 이뤄지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습니다.

“그 상황이 제일 안타깝죠. 좀더 빨리 모든 처치가 이뤄졌더라면 분명히 이 사람은 정신력이 강했기 때문에 살았을 거란 확신은 저는 해요“

구급차 이송 중에 원격 의료 처치를 받지 못한 환자 5명 가운데 1명은 장애를 줄이거나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채널에이 뉴스 백미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