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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이슈진단]돈 가져와라-죽이겠다…죽음 부른 문자메시지 273개
2011-12-27 00:00 정치,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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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왕따 문제 하루 이틀 얘긴 아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훨씬 충격적이었습니다.
며칠 전 자살한 대구 중학생의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동아일보가 단독 입수했는데요,
채널A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김관 기자,
대체 어떤 대화가 오간겁니까.
네, 가해학생과 피해학생 사이에 오간 문자 내용을 일일이 읽어보며
저도 몇번이고 숨이 막히고 가슴이 답답했습니다.
어떻게 10대 청소년들이
친구에게 이런 말을 할 수 있을까 제 눈이 의심될 정도였는데요.
화면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숨진 A군의 휴대폰에 남아있는 문자메시지 중
가해학생들로부터 받은 건 273개입니다.
이번달 19일까지, 약 4개월에 걸친 것인데
하루에 많게는 3,40개 넘게 쏟아졌습니다.
가해학생들은 주로 인터넷 게임을 시켜
게임머니를 벌도록 했습니다.
"돈 벌어라, 저녁에 게임한다고 하라"는 문자메시지죠.
만약 시키는대로 하지 않으면
집으로 찾아간다거나 친구들을 동원해 왕따시키겠다며
협박했습니다.
이번엔 "특정 브랜드 옷을 사오라"는 문잔데요.
이처럼 값비싼 옷을 사오게 하거나
용돈을 받아오게 하면서도,
"문자보관함을 지우라"며
혹시 A군의 어머니가 대화내용을 볼까
문자를 지우라는 지시까지 내립니다.
험한 욕설은 기본, 죽이겠다는 말도 서슴지 않습니다.
네, 정말 섬뜩한 말들을
아무렇지 않게 쏟아부었군요.
이런 문자를 받고
A군도 뭐라고 대꾸는 했을 거 아닙니까.
A군도 어쩔 수 없이 문자에 답장을 하긴 했는데요.
가해학생이 윽박지르고 놀리자,
잘못했다, 제발 놀리지 말라는 등
애원과 절규가 묻어나는 말들이었습니다.
특히 가해학생이 A군의 부모님까지 거론하자
부모님까지 들먹이며 욕하지 말라고 사정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A군은 이런 상황에서도
주변에 도움을 구하지 않았다고요?
네, 바로 옆에 운동을 잘 하는 고등학생 친형이 있었지만
왕따 중압감에 말조차 꺼내지 못했습니다.
A군 뿐 아니라
학교 폭력을 당하는 학생 상당수는
도움의 손을 뻗지 않았습니다.
‘일만 커질 것 같아서’,
‘이야기해도 소용이 없을 것 같아서’,
‘보복 당하는 게 두려워서’라는 게
이들이 입을 다물게 되는 이유입니다.
최희영(청소년 폭력예방재단 위기지원팀장)
아이들 입장에선 선생님이 내 힘든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발생하거든요. 아이들이 어른들에 도움 요청 못하고 혼자서 끌어안게 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대구시교육청은 뒤늦게 전 학생들을 대상으로
정서 행동발달 검사를 실시하고
모든 학교에 공감형 상담실을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우동기 대구시 교육감
"학생들이 어려운 일이 있을 때 항상 상담을 받고 의논을 할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을 갖춰서…"
하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대책보다
학교폭력을 근절하려는 학교의 의지가
더 중요하다는게 학부모들의 공통된 지적입니다.
네, 반복돼온 뻔한 대책이 아닌
보다 현실적인 접근이 시급해보이는군요.
김관 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