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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체벌 막자고 만든 상벌점제, 아이들 학교 밖으로 내몬다
2011-12-29 00:00 연예,연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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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복장은 1점이었는데 싫어하는 애들은 10점 주고 막 그랬어요."
"떠들면 벌점 5점에서 10점, 20점 막 그렇게 주고."
학생들이 벌점에 대해 불만을 쏟아냅니다.
2008년 말부터 학교는 체벌 대신 상벌점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오히려 이 제도가
학교를 불신하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학생을 학교 밖으로 내몰기도 합니다.
올해 5월에 고등학교 1학년으로 복학했다가 10월에 퇴학 처분을 받자 자퇴한 김모 군.
5개월 만에 벌점 40점을 넘게 받았습니다.
김00/벌점 누적으로 퇴학
"복장(위반)으로 학교 등교할 때마다 맨날 (벌점) 받고. 한 1~2분 지각해도 벌점 받고."
흡연했다는 누명도 쓰면서 퇴학 처분을 받았습니다.
김00/벌점 누적으로 퇴학
"동급생들이 흡연을 했는데 그 날은 제가 안 폈어요. 선생님은 선생님대로 많이 화 나셔서 벌점을 많이 주시고 해서 그것 때문에 퇴학을 당했어요."
학교 측은 김 군이 문제를 많이 일으켜 벌점을 많이 줄 수 밖에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김00 학교 관계자
"여러 선생님께서 00이에 대한 벌점을 아마 부여해준 것 같아요.한꺼번에 벌점을 부여하면, 그쵸. 하루에 20점이 될 수도 있고, 하루에 40점이 될 수도 있고.
"
지난 5월, 올해 신설된 남양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20여 명이 벌점 누적으로 무더기 자퇴한 일도 있었습니다.
손재덕/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군포지회장
"개교니까 시작하자마자 이미지 관리를 한다는 생각이거든요. 그러니까 첫 해 이미지 관리를 잘못하면 이제 두고두고 학교를 정상화시킬 수 없다는…"
잘한 일을 칭찬하고 잘못을 계도하자는 취지에서 지난 2008년부터 교육과학기술부가 시행을 권장해온 상벌점제.
작년 7월 일명 '오장풍 사건'으로 체벌이 금지되면서 전국 중 고교의 73%가 시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벌점 누적 때문에 자퇴나 퇴학이 가능해지면서 오히려 학생을 학교 밖으로 내모는 부작용도 초래하고 있습니다.
작년 한해 벌점제로 인한 퇴학은 서울시 고교에서만 28건으로, 폭력으로 인한 퇴학보다 많습니다.
평가 항목의 불균형과 모호한 기준도 문제입니다.
한 고등학교의 상벌점 항목입니다.
상점 항목은 4개인데 반해, 벌점은 9배 많은 35개.
복장위반 벌점 1점, 무례한 행위나 지시 불이행 벌점 5점이 부과됩니다.
친구의 규정 위반을 신고하면 상점을 주는 규정 때문에 서로 의심하기도 하고,
채00/고등학교 1학년
"누군가가 저 몰래 또 말했나 봐요. 뭔가를 이르거나 그러면 상점을 받기도 하고 그래요."
상점을 받아 벌점을 없애기 위해 상점을 조작하기도 합니다.
박00/고등학교 1학년
"친구들끼리 물건을 잃어버린 척하고 벌점 많은 사람이 찾아서 받아서 갖고 찾아주는 척 하면서 상점을 받는 그런...방법이 간단하니까.
하지만 교육과학기술부는 나몰라라 합니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규칙을 만들어서 사용하기 때문에 무조건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에요."
상벌점제가 체벌을 막기는커녕 학생을 옥죄면서 학교의 추락을 부추기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박소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