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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이슈진단]초등학생 부모 공략하는 강남학원 ‘겁주기 마케팅’
2012-03-08 00:00 사회,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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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서울 강남의 유명 학원가에 가보면
자기 몸짓만한 가방을 메고 이 학원 저 학원
옮겨 다니며 수업 받는
초등학생들 쉽게 볼 수 있는데요.
학원가에선 이제 막 입학한 초등학생들까지
끌어들이기 위해
학부모들을 상대로
겁주기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고 합니다.
사회부 류원식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류 기자,
초등학교 입학식에서부터
학원 홍보가 시작된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제가 서울 강남의
한 초등학교 입학식에 가봤는데요,
입학식 시작 30여분 전부터
학원 홍보 전단지를 나눠주러 온 사람들이
미리 나와 있었습니다.
과목도 영어, 국어, 중국어, 태권도 등
다양했습니다.
제게도 한 분이 다가왔는데요,
1학년 자제를 뒀냐며
미리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겁주듯이 얘기했습니다.
[녹취: 학원 관계자]
“1학년 내년에 교과서 바뀌는 거 아세요? 입학사정관제 들어보셨죠. 근데 그거에 대해 정확히 아세요? 모르잖아요. 그거 아셔야 돼요.”
인근의 다른 초등학교 입학식장 앞엔
외국인 강사까지 등장했는데요,
캐나다에서 들여온 교과서로
영어 원어민 강사가
캐나다 방식 그대로 수업을 한다고
소개했습니다.
다른 학원 관계자도
초등학교 저학년이
중국어 공부의 적기라고 하더군요.
[앵커멘트]
입학식장에서 학원 홍보라..
아이들이 생전 처음으로 가는 학교에서
선생님보다 먼저 학원 관계자들을 만나는 셈이네요.
학원 상담도 받아보셨죠?
[기자]
네. 사교육으로 유명한
강남 대치동에 가봤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생 수업 문의를 하자
빠를 수록 좋다며
등록을 재촉했습니다.
[녹취 : OOO 독서토론학원]
“그렇게 고민을 막 하실 필욘 없어요. 중요한 건 초등학교 1,2학년 때 책 읽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는 거. 그건 확실해요.”
[녹취 : OO 한자·중국어학원]
“어렸을 때 배우면 습득이 빠르잖아요. 시간 많은 초등학교 때 해두시는 게..”
몇몇 학원에선 수업 받기 전
학생들을 상대로 시험을 치르는데
이 결과가 좋지 않다며
서둘러 수업을 들어야 한다고
부추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기 자식이 뒤떨어지고 있다면
누구라도 공부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들겠죠.
그런 심리를 이용하는 겁니다.
[앵커멘트]
네, 자식 위한 부모 마음은 다 똑같으니까요.
그렇다고 전국에서 이렇게 사교육비를 들이며
자식을 공부시키진 않을텐데요,
다른 지역 얘기도 해주시죠.
[기자]
서울에서도 일부 지역에서
사교육이 과열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동료 기자가
전북 정읍 농촌마을의 한 초등학교를 찾았는데
전혀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일단 사설학원에 다니는 학생이 없었습니다.
수도권 학교에서
여러 개의 학원을 다니다 이곳으로 전학을 온
학생도 있었는데
운동장에서 마음껏 뛰노는 모습이
더 없이 즐거워 보였습니다.
[인터뷰 : 김민석 / 수곡초등학교 4학년]
"(이전에는) 영어, 수학, 태권도, 인라인..(학원을) 5, 6개 다녔어요. 여기 너무 좋아요. 친구도 많아요."
이 학교에선
원어민 영어나 수학 뿐 아니라
풋살과 목공예 등
친환경적인 공간에서
아이들의 창의성을 자극하는
교육 프로그램들 덕분에,
폐교위기 학교에서
도시 학생이 거꾸로 전학을 오는
인기 학교가 됐습니다.
도시처럼 학원을 여러군데 보내기는 힘든 환경이지만,
대신 방과 후 프로그램이 자리를 잡은 것입니다.
이 같은 분위기에
지난해 전북지역의 사교육비 지출은
1인당 15만 5천 원으로 전국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1인당 교육비 32만 8천원인 서울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습니다.
공교육만 잘 자리 잡는다면
사교육비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단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앵커멘트]
교육당국의 역할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합니다.
지금까지 류원식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