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A]사산 숨기려 어린이 유괴, 초등학교 입학까지 시켜

2012-03-08 00:00   사회,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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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5살 어린이를 유괴해
엄마라고 부르라고 시키고
초등학교에도 입학시킨
간 큰 여성이 붙잡혔습니다.

이 해괴한 일이 일어나게 된 사연은
더 기가 막힙니다.

홍석원, 박성원 기자가 잇따라 보도합니다.





[리포트]

모자를 눌러쓴 여성이 아이의 손을 잡고 걸어갑니다.

다정해 보이지만 생면부지의 낯선 사람입니다.

5살 난 김모 군에게 접근한 사람은 경남 양산에 사는 50살
김모 씨.

[스탠딩]
“김씨는 이곳에서 다른 아이들과 놀던 김군에게 접근해 장난감으로 환심을 사고 미리 준비해온 점퍼를 입혀봤습니다.”

함께 있던 형이 이상한 낌새를 채고 동생을 근처 초등학교로 데리고 갔지만 김씨는 뒤따라와 "강아지를 같이 찾아달라"며 김군을 유인해 데려갔습니다.

"내가 뭐 잘못한 게 아닌가 걱정되고…."
"해코지 안하고 건강하게 돌려보내 준다면…."

경찰은 CCTV 화면으로 이동경로를 추적해, 김씨를 나흘 만에 검거했습니다.

김씨는 7년 전 아들을 사산했지만, 아이를 언니에게 맡겨놨다며
가족들을 속여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아들을 데려오라는 남편의 독촉이 심해지자,
남자 아이를 유괴해 직접 키우려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남편이 아이를 자꾸 찾아서, 입양도 신청 해놨었어요. (그런데) 잘 되지 않았어요…."

경찰은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채널A뉴스 홍석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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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원]
지금 보신 것처럼,
김씨가 김군을 데려가서 마치 친자식인 것처럼 키우려했다는 정황이 드러나는데요,
이번 사건을 직접 취재한 사회부 홍석원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홍 기자, 지금 손에 들고 있는 게 뭐죠?

[홍석원]
네, 이건 장난감 자동차입니다.

김씨가 김군을 유괴한 뒤 직접 사준 건데요,

이렇게 로봇으로도 변신이 가능해서 김군 또래 남자 아이들에게 아주 인기가 좋다고 합니다.

[박성원]
그럼 김씨는 김군을 데려간 뒤에도 진짜 자식처럼 다정하게, 잘 대해줬다는 얘기같은데요,

[홍석원]
네, 그렇습니다. 김군에게 필요한 물건을 모조리 사줬고,
아예 새 이름까지 지어줬습니다.

[박성원]
그럼 이번엔 엄마 품으로 돌아온 김군의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엄마가뭐 좀 물어볼게. 이모랑 맛있는 거 먹었어?) 피자. 칫솔이랑 양치, 치카치카하는 거랑, 장난감이랑, 가방도 사줬어."

또 자신을 엄마라고 부르라고 했고, 숨진 아들의 이름 그대로, 김군에게 새 이름을 지어줬습니다.

"너한테 ○○이라고 그랬어? 응, 내이름 ○○이 최○○."

심지어 김군을 동네 초등학교에 입학시키기도 했습니다.

앞서 전해드린 대로 김씨는 7년 전 출산 과정에서 아들을 잃었지만,

마치 자식이 태어난 것처럼 출생신고를 했고, 지금까지 호적이 등록돼 있어 김군을 대신 입학시킬 수 있었습니다.

"동사무소에서 취학명단을 받아서 취학 통지서를 갖고 오면 입학이 됩니다. 사진은 확인 안 하죠."

흔히 '유괴'하면, 돈을 요구하는 범인의 전화통화가 연상되는데요,

하지만 형사정책연구원이 조사해보니, 양육 목적이 27.9%로 가장 많았고, 성적인 목적, 몸값 요구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위기 상황에서 '안돼요!', '싫어요!', '도와주세요!'라고 외칠 수 있도록 교육시켜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한 해 실종되는 14세 미만 아동은 줄잡아 만 명.

이 가운데 98%가 다시 가정으로 돌아오지만, 양육 목적의 유괴범은 부모에게 연락조차 하지 않기 때문에, 평소 각별한 관심과 교육이 필요합니다.

채널A뉴스 박성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