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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사 대웅전 4번째 잿더미…술 마신 승려가 불 질러
2021-03-06 19:11 뉴스A

임진왜란, 6.25전쟁, 지난 2012년까지 세 번이나 불에 탄 내장사 대웅전이 또 불에 탔고 완전히 소실돼 버렸습니다.

불 지른 사람은 이 사찰 승려. 술 마신 것도 그런데 불 지른 이유도 황망했습니다.

김태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시뻘건 불기둥이 건물 전체를 삼켰습니다.

소방관이 물을 뿌려보지만 역부족입니다.

전북 정읍의 내장사 대웅전에서 불이 난 건 어제 오후 6시 반쯤.

[대우 / 내장사 주지]
"매캐한 냄새가 나서 이상하게 냄새가 나서 문을 열어보니까 법당 있는 쪽에서 연기가 솟아오르고 그래요."

불은 건물 전체를 모두 태우고 2시간 반만에 꺼졌습니다.

다행히 다른 건물이나 산으로 옮겨 붙지 않았고 인명 피해도 없었습니다.

난데 없는 소식에 절에는 아침 일찍부터 신도들이 모여들었습니다.

조상과 가족 위패를 절에 모셨던 신도들은 잔해를 뒤지며 망연자실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내장사 신도]
"편안하게 큰 데다 모신다고 모셨는데 아이참."

[내장사 신도]
"뭐라고 표현을 해요. (위패를 모신) 신랑 몸이 타는 것 같은 느낌이지."

경찰은 현장에서 50대 승려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당시 이 승려는 술을 마신 상태였는데, 인화물질을 뿌리고 불을 지른 뒤 자신이 불을 냈다고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석달 전부터 내장사에 머물던 이 승려는 경찰 조사에서 다른 승려들과 감정이 쌓여 술을 마신 뒤 불을 냈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 관계자]
"본인이 아마 소외감을 느꼈던 건 사실인 것 같아요. 본인은 그렇게 말을 해요. 그런 것이 불만이 있었다."

경찰은 조사를 마치는 대로 이 승려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입니다.

지난 636년 세워진 내장사 대웅전은 임진왜란과 6ㆍ25전쟁에 이어 지난 2012년에도 불이 나 모두 탔습니다.

25억 원을 들여 2015년에 복원했지만 이번 방화로 허망하게 사라졌습니다

조계종은 이번 화재와 관련해 국민에게 심려를 끼쳤다고 사과했습니다.

승려가 고의로 불을 지른 행위는 출가수행자로서 최소한의 도의를 저버린 행위라며 최고수위 징계가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채널A 뉴스 김태영입니다.

live@donga.com
영상취재 : 이기현
영상편집 : 오영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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