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미지수를 나타내는 기호로, 때론 문제의 답이 틀렸다는 표시로, 때론 수수께끼와 비밀을 간직한 부호로 사용됩니다.
최근 유력 대선주자의 비밀스런 X 파일이 세간을 뜨겁게 달궜습니다.
[강훈식 /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지난 2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대권주자로 만들어보려고 하는 거라면 그런 (X파일의)사실 여부를 영입하기 전에 확인해보셔야 될 것 같습니다."
존재는 하지만 아무도 보지 못해 실체를 파악할 수 없는 요상한 파일.
X와 만난 대중과 언론의 호기심은 그렇게 곱해지고 곱해져 부풀어 올랐습니다.
선거철만 되면 발생하는 X파일 사건.
제대로 된 정치 지도자를 뽑기 위한 국민의 알 권리 보장을 위해서라도 철저한 검증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 음성적 유통 경로에는 동의하기 힘듭니다.
누군가에 의해 어떤 목적으로 만들어진지 모를 이 의혹들이 무책임하게 유포되는 모습은 정상적이지도 않을 뿐더러
국민의 알 권리를 오히려 침해하고 있을 뿐입니다.
X 파일 그 밑바닥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기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 혹은 군중심리를 통한 흑색선전의 의도가 깔렸다면 그 자체만으로 민주주의의 근간은 흔들리게 됩니다.
이렇게 베일에 쌓여진 X 말고도 또 다른 의미의 X에 시달리고 있는 인물이 있습니다.
청와대 청년비서관에 발탁된 박성민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입니다.
[김부겸 / 국무총리 | 지난 24일]
"정치권의 큰 변화였던 바람, 대통령 주변에도 청년의 목소리를 바로 전달할 수 있는 창구가 필요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2030, 젊은 청년들이 오히려 박 비서관을 향해 X 자를 치고 있습니다.
25세 여성의 "낙하산 벼락승진"이 취업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청년들에겐 박탈감을 준다는 겁니다.
박탈감닷컴이란 사이트까지 생겼습니다.
다른 목소리도 있습니다.
"정무직은 애초에 고시와 관련이 없다."
"지금 박 비서관에게 들이댄 잣대는 기회의 평등이 아닌 공정으로 포장된 자격 순위 줄세우기 논리일 뿐이다"
모두 타당해 보입니다.
그런데 정치적 평가를 떠나 사실 청년들이 분노하고 있는 건 청년이란 이미지를 단순 소비하는 것에 그칠 것이란 우려 때문입니다.
청와대가 지지층을 위한 메시지용으로 박 비서관을 이용하려 하는 것 아니냔 거죠.
"청년비서관이 바뀌면 대통령이 정말 귀를 여는 것이냐."
이런 의문을 자초한 건 정치권입니다.
'비밀'이자 '오답'이기도 한 X는 '지나간다'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X가 지나간 자리에는 무엇이 남을까요?
지금까지 화나요 뉴스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