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가 너무 올라 사람도 먹고 살기 힘들다지만 반려동물 키우는 데 드는 비용은 더 껑충 뛰었습니다.
‘펫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마저 등장했는데요.
급기야 미국에선 버림받는 반려동물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세계를 가다 유승진 특파원이 그 실태를 전해왔습니다.
[기자]
우리 속에서 새 주인을 기다리며 애타게 짖고 있는 강아지들.
카메라가 다가서도 몸을 움츠린 채 빤히 쳐다만 보는 강아지들도 보입니다.
이곳은 주인으로부터 버려지는 동물들을 구조하고, 새 주인을 찾아주는 역할 등을 하는데요,
최근 경제가 어려워지자 이곳 입양 건수도 줄었다고 합니다.
선뜻 입양하겠다는 사람은 줄고, 두 자릿수에 육박하는 물가 폭등 부담에 가족 같은 동물들을 포기하는 주인들도 늘고 있습니다.
[레베카 굿하트 / 동물 구조 단체 홈워드 트레일스]
"16년간 이 일을 해왔지만 올해가 가장 힘든 해 같아요. 보호소마다 동물들이 넘쳐나고 도움은 절실해요."
뉴욕의 또 다른 보호소도 상황은 마찬가지.
[케이티 한센 / 뉴욕시 동물보호센터 국장]
"지난해 1월~5월 5,500마리가 보호소로 왔는데, 올해는 7,000마리에 가까워요. 25% 정도 늘어난 건데 상당하죠."
치솟는 임대료를 감당 못해 이사를 떠난 사람들은 동물을 키울 집을 구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케이티 한센 / 뉴욕시 동물보호센터 국장]
"뉴욕 임대료는 30% 정도 올라 세입자들이 살 곳을 다시 찾아야 하는 처지인데, 집주인들이 대개 동물을 꺼려요. 그러니 보호소에 데려올 수밖에 없는 겁니다."
양육비용 역시 크게 늘어 사료 가격은 1년 새 10.3% 급등했고 각종 반려동물 용품 가격도 9.3% 뛰었습니다.
미국에선 팬데믹 기간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7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 두려움에 떨며 보호소에 왔던 강아지 탤리.
새 주인을 만난 뒤 180도 달라졌습니다.
[레베카 굿하트 / 동물 구조 단체 홈워드 트레일스]
"꽤 사교적으로 변했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걸 좋아해요."
사람도 먹고살기 힘들어진 물가 급등기라지만, 말 못하는 반려동물들의 고통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채널A 뉴스 유승진입니다.
유승진 워싱턴 특파원
영상취재 : 정명환(VJ)
영상편집 : 강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