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하락기가 찾아왔다는 걸 실감하는 사례가 있습니다.
한때 줍기만 하면 ‘로또’라고 불렸던 무순위 청약이 넘치고 있는 건데요.
양으로 보면 작년보다 3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이민준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주상복합 공사현장.
주변 건물에는 계약 시 혜택이 적힌 커다란 현수막이 걸려있습니다.
전체 497세대 가운데 424세대를 분양했지만, 계약 취소분 등 미분양 물량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2025년 입주 예정인 이 아파트 단지는 내일 한 세대에 대해 무순위 청약을 진행합니다. 이번이 다섯 번째 무순위 청약입니다.
5월부터 시작된 무순위 분양의 경쟁률도 계속 떨어지는 상황.
[강북구 부동산 중개사]
"(요즘) 매매, 분양, 전세, 월세 다 (거래) 안돼요. 부동산 사이클이 그전에 많이 올랐다가 내리막 사이클로 접어든 것 같으니까."
경기도에서는 무순위 청약 자체가 아예 미달되는 곳도 있습니다.
올해 수도권에서 무순위 청약으로 당첨이 되고도 계약하지 않은 물량은 지난해보다 2.7배 이상 늘었습니다.
1년 전만 해도 새 아파트 무순위 청약은 추첨제에 청약통장이 필요 없어 '로또'로 불렸던 것과는 다른 분위깁니다.
[박원갑 /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위원]
"집값이 급락하면서 신규분양 자체 메리트가 줄어든 데다가 대출 이자가 오르면서 실수요자마저 분양을 꺼리고 있는 상황인데요."
미분양 물량이 늘어나자, 정부는 최근 무순위 청약의 거주지역 제한까지 풀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얼어붙은 시장 분위기가 곧 분양예정인 대규모 단지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채널A 뉴스 이민준입니다.
영상취재 : 한효준
영상편집 : 이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