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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가다]中 20만 개 컨테이너 검사소 ‘처치 곤란’
2023-02-17 19:40 국제

[앵커]
지금 중국은 제로 코로나 정책을 내려놓고, 코로나에 승리했다고 자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방역 정책 전환에 코로나 방역에 쓰이던 여러 장비는 처치곤란이고요. 

방역요원들은 실직자 신세가 됐습니다. 

세계를 가다, 공태현 특파원입니다. 

[기자]
아파트가 몰려 있는 주거지 내 공터에 컨테이너 20여 개가 텅 비어 방치돼 있습니다.

도심 고가도로 아래에도 빈 컨테이너가 빼곡히 양쪽으로 줄지어 서 있습니다.

[현장음]
"장관입니다. 여긴 PCR 검사소 무덤입니다."

지난해까지 외출하려면 이틀에 한번 PCR을 받아야 해서 도심 곳곳에 설치됐던 검사소입니다.

베이징을 포함해 전국에 최대 20만여 개 생겼는데 제로코로나 정책이 폐기된 이후 무용지물이 된 겁니다.

문을 닫은 코로나 검사소 앞입니다.

나무에는 여전히 코로나 검사 통제선이 묶여져 있고, 한편으로 가보면 아직 쓰다만 코로나 검사 키트면봉이 이렇게 널부려져있습니다. 

내부에는 방역복과 식기자재도 그대로 쌓여있습니다.

온라인 중고 거래 사이트에 매물로도 나와 있습니다.

한 칸에 9만 원 짜리도 있고 에어컨 등이 설치된 건 100만 원에 올라와 있기도 합니다.

[중고 판매자]
"대부분 주거용이거나 화물 적재용으로 사용됩니다. "

일부 지역에서는 버려진 검사소를 포장마차나 취업소개소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내놨습니다.

[왕 씨 / 베이징 시민]
"(검사소가) 방해만 돼요. 자리만 차지하고 별 쓸 데도 없고요. 관리도 거의 안 하고. "

코로나에 걸리면 재택치료를 하도록 바뀌면서 확진자를 무조건 격리하던 시설도 쓸모가 없어졌습니다.

베이징 외곽의 격리시설입니다.

지금은 쓰이지 않는 수많은 컨테이너 병실이 여전히 방치돼 있습니다.

[격리시설 보안요원]
"(시설 쓰이고 있나요?) 지금 일단 출근 한 거에요. 전염병도 없는데 여기서 뭘하는 지 잘 모르겠어요. "

방역정책에 반발하는 주민을 폭행하는 등 무소불위의 힘을 휘두르던 수백만 명의 방역요원들은 실직했습니다.

[현장음]
"지금 갑자기 직장을 잃었고 모든 사람이 정신을 차릴 수 없습니다."

겨우 운영 중인 베이징 시내 검사소도 사실상 개점휴업입니다.

[방역요원]
"월급이 이전보다 훨씬 적어요. 검사가 적어서 기본급만 있어요"

중국 최고지도부는 코로나 방역에서 중대하고 결정적인 승리를 거뒀다며 자화자찬했지만, 급작스러운 정책 변화에 사회 곳곳에서는 여파가 남아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채널A 뉴스 공태현입니다.

영상취재 : 위진량(VJ)
영상편집 : 이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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