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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개 대포통장 굴려 검은돈 13조…노숙인 명의로 장사
2023-02-19 19:27 사회

[앵커]
조폭 일당이 체포됐는데, 주먹 쓰는 일반 조폭과는 좀 다릅니다.

노숙인 명의로 서류상 회사와 대포 통장을 무더기로 만들어서 검은 돈을 유통시켜주고 댓가를 챙긴 기업형 조폭입니다.

백승연 기자의 보도 먼저 보시고 박자은 기자와 함께 사건의 특이점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경찰이 원룸 현관문을 열고 들이닥칩니다.

[현장음]
"○○○ 씨, 경찰이고. 들어가세요."

어리둥절한 상태로 체포된 남성은 노숙인입니다.

다른 방에서도 우두커니 앉아 있던 노숙인이 체포됐습니다.

경찰은 사회적 유대관계가 끊긴 노숙인 명의로 대포통장을 무더기로 만들어 유통한 일당을 검거했습니다.

2019년부터 노숙인 등 타인 명의로 유령법인 528개를 설립한 뒤 대포통장 1048개를 유통한 혐의입니다.

이 통장으로 거래된 불법자금만 12조 8천억 원에 달합니다.

이들은 사이버 도박, 보이스피싱 등을 하는 범죄 조직에 대포통장을 빌려주고 계좌 1개당 매달 170만 원가량 받아 챙겼는데 이렇게 거둔 수익만 212억 원입니다.

조직의 우두머리는 대구 지역 '동성로파', '향촌동파'에서 활동하는 조직폭력배들이었습니다.

[현장음]
"제 차 맞아요. (본인 명의로 된 차?) 맞아요."

옛 교도소 동료의 소개로 노숙인을 포섭하고, 계좌관리책, 법인설립책 등 역할을 분담해가며 조직적으로 움직였습니다.

또 노숙인들에게는 허름한 원룸과 식사, 주당 20만 원의 생활비를 지급하는 대신 외부 활동을 자제시켜 범죄가 노출되지 않도록 했습니다.

[고태완 /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2계장]
"단체 대화방 안에서 가명을 사용하는 등 실제 신분을 감춰서 검거에 대비한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경찰은 일당 38명 중 핵심인물 6명을 구속하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범죄수익 잔액 47억 원은 몰수 보전하고, 대포통장 지급 정지를 요청했습니다. 

채널A 뉴스 백승연입니다.

영상취재: 박연수
영상편집: 장세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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