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학교폭력으로 딸을 떠나보낸 유족을 두번 울린 변호사가 있습니다.

조국 흑서의 공동저자인 권경애 변호사입니다. 

재판에 출석하지 않아 자동 패소하는가 하면, 대책을 묻자 구천만원을 주겠단 각서만 일방적으로 건넨 뒤에 잠적했습니다.

구자준 기자입니다.

[기자]
학교폭력 피해로 극단적 선택을 한 고교생 유족이 가해자 측과 학교, 교육청을 상대로 소송을 시작한 건 지난 2016년.

유족 측 법률 대리는 '조국 흑서'의 공동저자 권경애 변호사가 맡았습니다.

1심 재판부는 가해학생 부모 1명에게 5억 원을 물어주라고 판결했지만 유족은 항소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2심 재판은 제대로 다투지도 못하고 지난해 11월 유족이 패소했습니다.

권 변호사가 법정에 3번이나 출석하지 않아 자동으로 소송에서 진 겁니다.
 
유족들은 이런 사실도 석달 뒤인 지난달 말일에야 통보받았습니다.

권 변호사는 대책을 묻는 유족에게 향후 3년 간 9천만 원을 주겠다는 각서를 건넸습니다.

[양승철 / 유족 측 법률대리인]
"어떻게 책임을 질 건지에 대해서 답변을 요구하니까, 그런 걸(각서) 일방적으로 써줬다고 합니다. (유족은) 이게 무슨 금액이 어떻게 산출됐는지도 모르고."

권 변호사는 현재 잠적 상태로 소속 법무법인에는 탈퇴 의사를 밝혔습니다.

8년 소송이 물거품이 되면서 유족은 1심 일부 승소로 받을 줄 알았던 배상금도 못 받게 됐습니다.

유족이 재심을 신청하기도 어려운데다, 항소심에서 이긴 서울시교육청의 소송비용 1300만 원까지 물어줘야 하는 상황.

일단 시교육청은 소송비용 청구 예외를 검토하겠다고 나섰고, 대한변호사협회는 "엄중한 사안"이라며 징계 검토에 착수했습니다.

유족도 권 변호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권 변호사는 채널A 취재진의 해명 요청에 대해 "유족 측과는 연락을 끊지 않고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채널A 뉴스 구자준입니다.

영상취재 : 김명철
영상편집 : 이희정